“천장 벽이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에요. 이렇게 엉망인 아파트를 대형건설사가 시공했다는 게 믿어지나요?”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 조성된 ‘신동탄 SK뷰파크’ 아파트가 입주민과 시공사간 부실시공 공방이 뜨겁다.
이 단지는 지난 2012년 11월 분양한 1967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다. ‘신동탄’이란 단지 이름과 달리 행정구역상 동탄1·2신도시에는 속하지 않는다.
때문에 같은 시기에 공급된 동탄2신도시(최저 분양가 3.3㎡당 1050만원)보다 3.3㎡당 150만원 이상 저렴한 평균 3.3㎡당 890만원대에 분양됐다.
당시 신동탄 SK뷰파크 이종헌 분양소장은 “분양가를 대폭 낮췄지만 시공 품질은 고급화했다”고 밝힐 정도로 자신만만해 했다. 그러나 입주를 한 달 여 앞둔 지난 1월 24~26일 실시된 사전점검에서 입주예정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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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탄 SK뷰파크 단지내 하자 모습들. 왼쪽 상단부터 주차장 균열, 가스배관으로 찬장문이 열리지 않는 모습, 구멍뚫린 벽체가 땜빵식으로 보수된 모습, 난간 시멘트가 깨져있는 모습. 출처 입주자카페] |
입주예정자 김 모씨(40대)는 “계약 당시 SK건설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사전에 품질만족을 위한 자체 점검활동을 시행하고, 준공(입주) 전 공사를 마무리한 후 입주고객에게 직접 평가를 받겠다며 호언장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현장을 찾은 본 기자도 현장에서 타일과 벽지, 콘센트 마감처리, 시공미흡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계단이나 주차장 등 공용 부분의 타일 파손, 균열, 누수 흔적도 그대로였다.
화성시에 민원 넣고, 지역구 의원에 도움 요청도…
당연히 주민들은 입주 전 세대별은 물론 공용시설의 하자까지 포괄적인 하자보수를 요청했다. 화성시청에 ‘준공승인을 미뤄 달라’는 민원도 접수했다.
입주 예정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화성시청은 지난달 17일 준공승인을 내줬다. SK건설은 일주일이 지난 23일이 돼서야 준공승인이 났음을 입주예정자들에게 통보하고 24일부터 입주할 것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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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4일 화성 지역구 이원욱 의원의 도움으로 열린 신동탄SK뷰파크 주민들과 화성시청, SK건설 관계자 간담회. 사진 이원욱 의원실] |
이에 대해 화성시청 주택과 관계자는 “‘준공승인을 내지 말아 달라’는 민원전화를 많이 받긴 했지만, 관련법에 근거해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준공승인했다”고 해명했다. 또 “하자는 분명히 있지만, 이 때문에 준공을 미룰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청 담당자의 말에 입주예정자 이 모씨는 “3억원짜리 물건을 샀는데, 악성민원 취급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SK건설 측도 “입주 전까지 하자에 대한 만족스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자보증기간 동안 성심껏 보수하겠다”고도 했다.
이 단지는 현재 총 1967여 세대 중 300여 세대가 입주한 상태다. SK건설이 일전에 밝힌 대로라면 하자보수는 마무리됐어야 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SK건설은 하자를 ‘땜방’ 처리하는데 급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대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입주 당일 도배를 하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욕조가 깨진 세대, 하물며 뚫린 벽체를 벽지로 메꾼 세대도 있었다.
문제가 커지자 SK건설 측은 “4월 말까지 세대 내에 설치된 행복라운지에서 하자관련 부분을 접수받고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수습했다. SK건설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4월 말까지 약 두 달 동안 이 단지에 거주하면서 하자 보수에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SK건설 “사전점검 전 입주협의회와 일부 시설 추가 수용”
한편 SK건설 측은 이미 사전점검 전 입주협의회와 협의된 추가지원에 대한 부분들을 꾸준히 논의해왔다고 해명했다.
이 아파트가 분양된 시점은 2012년 11월 23일로 입주자예정자들이 모인 카페가 2012년 12월 8일 개설됐다. 이후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협의회)가 2013년 4월에 결성되어 15명의 운영진이 2013년 6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분기별로 공식 미팅을 해왔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서 SK건설과 협의회는 시공 중 일부 편의 사항 추가 설치에 대한 부분들을 수용·불가·검토로 나눠 협의해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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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 중인 신동탄 SK뷰파크 단지 모습] |
SK건설 측이 고려하고 있는 하자보수는 세대당 14~15건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이 현장은 당초 세대당 12~13건 수준의 하자가 접수된 상태였다”며, “하지만 사전점검 후 협의회가 전원 사퇴하더니 비대위가 설립된 후 하자가 40~50건으로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가 요구하는 추가시설물의 설치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분양가’ 때문이라고도 했다.
SK건설 측은 “다른 지역 단지들에 추가 설치된 편의시설을 근거로 협의회도 협상을 하려 했지만, 이 분양가로는 그런 시설들을 더 공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자문제 및 공방, 당분간 지속될 듯
“(SK건설 측이) 하자보수에 대한 성의가 하나도 없어요. 하자 접수를 받는 직원들은 ‘공사가 커진다’, ‘언제 될지 모른다’, ‘그냥 메꾸는 수밖에 없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우리는 어디다가 하소연을 해야 합니까.”(2월 23일 지역구 의원 동참한 간담회에서 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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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접수를 위해 민원센터를 찾은 신동탄 SK뷰파크 입주(예정)자들 모습] |
이에 SK건설은 “본래 준공 후에는 공사 인력이 다른 현장으로 이동하지만, 이 현장은 남아서 하자 보수를 함께 진행 중”이라며 “하자 보수 관련팀도 통상 투입되는 인원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3일 비대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 내 SK건설 측에 입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의견서에는 미설치 경관조명과 미흡한 1차 사전점검, 견본주택 다른 내장 품목 등 입주민의 요구사항이 담고, 답변에 따라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화성 반월동 =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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