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왕이다. 회사의 단기적 실적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수익률 중요시 해 투자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6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 모두가 형, 아버지, 누나라는 마음으로 가족같이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은 업계 변화를 요구했다.
황 회장은 올해 들어 재도약의 불씨를 살린 금융투자업계가 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투자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회사들이 회사의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급급하기보단 고객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창구에 있는 판매 직원들이 전문적 지식을 갖고 성과를 내면 투자자들도 믿고 투자할 것”이라며 “실적에만 연연한 그동안의 업계 태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야 장기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의견이다. 특히 고객 자산관리 부문을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주식 같은 투자상품을 매매하는 플랫폼, 창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고객 각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자산관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증권거래 수수료가 떨어지는 것은 온라인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대신 노후를 준비하는 고객의 장기투자 계획을 관리하는 등 자산관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펀드, 주식, 채권을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선별하는 것은 증권사의 역량이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눈 밝은 자산관리사‘들이 선택한 튼실한 상품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업계의 자정능력이 제고되고 ‘중위험·중수익’의 포트폴리오 또한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 회장은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도 업계 변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업계의 요구사항을 인지하고 있지만 단지 그 시점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며 “불완전판매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사건이 터지면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에 대한 업계 노력이 확인돼야 규제 완화에 대한 업계와 정부, 국회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황 회장은 “투자자보호를 위한 업계 노력은 규제 완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에 밀린 과제를 제시하듯 밀어붙이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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