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00포인트를 뛰어넘어 박스권을 탈출한 가운데 주식형 펀드 환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펀드 환매 분을 받아들이고 있어 코스피 상승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786억원이 순유출됐다. 10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유출됐으며 이달 들어서만 누적으로 1조8981억원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했다. 3월 출금자금이 1조8128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조 단위의 순환매가 진행중이다.
펀드 환매가 지난달에 이어 큰 규모로 이뤄지면서 일각에선 모처럼 불어온 증시 상승 기류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3년 8개월만에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 2100포인트에 안착했지만 펀드 환매에 가속도가 붙어 지수가 다시 한번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시는 이달 들어 2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서 오르고 있어 2200포인트 달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팀장은 “경험상 코스피 2100포인트 이상에서는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며 “펀드유출규모는 2000~2050포인트 구간의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이후 2000~2050포인트 구간에서 펀드 환매 유출액은 14조8000억원었지만 2100선을 상향 돌파하곤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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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지수대별 펀드 유출입 |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미국의 경기회복, 신흥국의 금리인하 등이 맞물려 최근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선진국에서 푼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저평가된 신흥국 증시에 유입되는 추세다. 외국인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5조92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장희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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