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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다가구를 리모델링한 레스토랑·카페·공방 등이 들어서고 있는 성수동 서울숲길 주택가 전경. [이충우 기자] |
김씨는 "일본도 창고를 리모델링한 매장이 빈티지한 감성과 모던함이 어울려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서울숲 공원도 가까워 연인들이 데이트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제2의 경리단길'로 변신하고 있다. 빈 공장과 창고에서는 전시회와 패션쇼가 열리고 단독·다가구주택은 예술가·디자이너의 작업실,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으로 바뀌고 있다.
성수동 1·2가를 둘러보니 주택가에 가게가 뜨문뜨문 생기기 시작했던 2년여 전 이태원 경리단길과 비슷했다. 성수동 상권은 서울숲 공원 앞 주택가 '서울숲길'과 성수~뚝섬역 일대로 나뉜다.
서울숲길은 단독·다가구주택 1~2층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커피숍, 신발·가방 등 패션잡화점, 공방 등 7~8곳이 영업 중이다. 젊은 층이 창업한 '아르콘(문화예술사회공헌 네트워크)' '위누(신진 예술가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개발)' 등 소셜벤처 20여 개도 현대식으로 고쳐 사무실을 냈다. 리모델링 공사 중인 다가구주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성수역 일대는 국내외 패션쇼·콘서트 장소로 활용 중인 '대림창고'를 비롯해 창고를 리모델링한 스튜디오, 아트갤러리 등이 문을 열었다. 간판이 없거나 외관이 노후한 옛 모습 그대로여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성수동이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 때문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흥 상권이다 보니 보증금은 33㎡(10평) 기준 보증금 1000만~3000만원에 월세 50만~100만원으로 저렴하다. 권리금이 없는 경우도 많다. 홍대나 경리단길보다 절반 이상 싸다.
성수동 일대 단독·다가구주택, 중소형 빌딩도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숲 공원 인근 매매가 활기를 띠었다. 시세는 3.3㎡당 2700만~2900만원 선이지만 3600만원에도 실거래됐다. 배우 원빈 씨도 근린주택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성수동은 '핫플레이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로수길과 경리단길처럼 대중교통과 대형 공원, 젊은 문화 등 요즘 뜨는 상권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로수길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한강둔치공원이 가깝고 인기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와 편집숍 등이 있어 최신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경리단길도 6호선 녹사평역에서 10여 분 거리인 데다 앞뒤로 용산가족공원과 남산공원이 있으며 이태원의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와 퓨전 레스토랑 등으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측면에서 성수동도 잠재력이 크다. 2호선 성수·뚝섬역과 분당선 서울숲역 등 지하철 2개 노선이 지나고 35만평의 서울숲 공원이 바로 옆에 있다. 유휴 건물을 이용한 문화·예술 공연과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등 20·30대가 주목하는 '공유 문화'가 싹트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새로 들어선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는 벤처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임차료가 싼 곳을 찾아 사무실이 입주하고 뒤를 따라 레스토랑, 커피숍 등 맛집이 계속 들어설 것"이라며 "문화·예술과 한강변 재개발, 도시재생 사업 등 호재가 맞물려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염려하는 목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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