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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첫 입찰을 앞둔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때문이다. 이번에는 3조6000억원가량이 채권시장에서 발행되지만 앞으로 만만치 않은 물량이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당장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타고 있고, 발행 주체인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대규모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주금공은 입찰을 통해 오는 12일 10·15·20년 등 장기물 3조6000억원 규모를 우선 발행한다. 당초 1년 의무 보유 조건이 있는 데다 매수하려는 투자기관이 없을 경우 자칫 은행권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MBS 장기물 입찰에 보험사와 연기금이 참여하도록 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채권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0.343%포인트 급등해 2.486%를 기록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종 국내 경기지표가 여전히 부진함에도 수급이 꼬이면서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급등했다"며 "장기물 중심으로 공급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매수심리가 훼손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채권 금리 상승은 주금공에는 큰 부담이다. MBS 발행금리(조달금리)가 안심전환대출 금리(운용금리)보다 낮아야만 주금공은 손실을 안 본다.
하지만 주금공이 은행에 줘야 하는 취급관리수수료가 한 달 반 사이에 크게 올라 사실상 '노마진'을 감수해야 하는데, MBS 발행금리마저 오르면서 인상 폭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중은행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전체 MBS 평균 만기를 7년으로 잡았을 때 금리 인상 폭은 약 0.2%포인트가 된다"며 "주금공이 발행할 MBS 물량이 총 34조원임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약 35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금공 관계자는 "채권 금리 인상이 주금공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현물·파생거래 등을 통해 금리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 채권시장을 교란하는 정부 측 움직임이나 발언이 엇박자를 내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당국 발언은 장중 금리 변동성만 확대시켰을 뿐 상승세를 꺾진 못했다"며 "그간 이어진 당국의 원론적 발언에 더 이상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당분간 채권 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 <용어 설명>
▷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 Backed Securities) : 자산유동화증권(ABS) 일종으로 주택·토지를 담보물로 발행되는 채권. 금융사는 대출채권을 유동화 회사에 넘기고, 이를 매입한 유동화 회사는 주택저당채권을 투자자에게 발행한다.
[이유섭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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