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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한가 제한폭 확대로 개별 종목의 주가가 출렁이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간접 금융투자상품의 수익률 등락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간접상품 투자자는 단기로 고수익을 노리는 직접투자와 달리 중장기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을 나타낸 검증된 상품에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ELS의 경우 지수형 ELS, 펀드의 경우 수익률의 변동폭이 낮은 상품이 이전보다 각광받을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주식 상·하한가 제한폭 ±30% 확대(기존 ±15%) 제도 시행으로 가장 뚜렷한 변화가 예상되는 금융투자상품은 종목형 ELS다.
ELS 상품의 경우 통상적으로 만기 3년 동안 기초자산의 가격이 가입시점 대비 40~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발행 당시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한다. 기존에는 종목형 ELS라고 하더라도 하한가를 세 번 이상 기록해야 '녹인(Knock-In·원금손실 기준)' 가격 아래로 주가가 하락하게 되지만, 하한가 폭이 30%로 확대되면 두 번만 하한가를 맞으면 원금손실 가능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전문가들은 상·하한가 폭 확대로 종목형 ELS의 발행은 더욱 줄어들어 사실상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 팀장은 "개별 종목의 변동폭이 커지면 종목형 ELS 발행은 좀 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지수형 ELS의 경우 상품구조나 수익률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ELS 총발행액은 7조862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98%가 지수형 ELS였으며, 종목형 ELS는 2%에 불과했다.
상·하한가 제한폭 확대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 펀드의 경우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과 차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종목 선택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중소형주 펀드라고 하더라도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 종목은 거의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모 NH-CA자산운용 매니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개인들의 중소형주 신용거래 가능 규모가 줄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롱숏펀드나 롱숏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헤지펀드 역시 수익률 변동폭이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금리의 예금이나 채권을 대체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상대적인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꾸준히 수익을 낸 롱숏 및 헤지펀드에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은 "한 해에 수십 %의 수익률을 올리고 다음해에 마이너스 수십 %의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하한가 폭 확대는 증권사들의 수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증권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증권주 ETF의 투자 수익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증권주의 경우 개인들의 신용거래 감소로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과 상·하한가 폭 확대를 통한 투자 저변 확대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공존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상·하한가 폭 확대를 추진한 목적대로 주식투자 수요가 늘어날 경우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신용거래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하한가 폭 확대로 신용거래 한도가 줄어들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신규 주식투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증권주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