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4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바젤Ⅲ 기준을 충족하는 '티어(Tier)1' 코코본드 5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코코본드는 은행이 추후 부실 금융사로 지정될 경우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채무가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채권을 말한다. 은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대표적 자금조달 수단이다.
2013년 바젤Ⅲ 도입 이후 우리은행은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자기자본비율이 대폭 하락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때문에 거액의 코코본드를 발행해 새로 자본을 채워 넣기에 나선 것이다. 민영화를 앞두고 은행 건전성 높이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발행한 코코본드는 30년 만기로 5년 이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렸다. 금리는 미국 국고채 5년 금리에 3.3%를 더 준 연 5.0%다. 우리은행 측은 "바젤Ⅲ 시행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발행된 달러 코코본드 중 글로벌 최저 금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 대형 은행인 산탄데르는 파운드화 코코본드를 연 7.375% 조건에 발행했다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산탄데르와 비교해 훨씬 싼 금리로 자금을 모은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에 앞서 국내 시장에서도 원화 코코본드 2400억원을 발행했다. 둘을 합치면 총 8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한 셈이다. 이를 통해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약 0.5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내년부터 국내 은행권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D-SIB)에 대한 자본건전성 규제가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하반기 바젤위원회 기준에 근거해 D-SIB를 선정하고 이들의 BIS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을 2019년까지 1%포인트까지 올리겠다고 4일 밝혔다.
바젤Ⅲ 기준 현재 은행에 요구되는 보통주 자본비율은 7%, 자기자본비율은 10.5%인데 D-SIB는 보통주 자본비율 8%, 자기자본비율 11.5%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홍장원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