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에게는 높은 벽이었던 코넥스 시장이 이달말 문턱을 낮춘다. 새로운 시장일수록 먹거리가 많은 만큼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예탁금을 현행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인하하는 제도를 이달 29일부터 시행한다. 현행 1억원인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기본예탁금은 전액 면제되고 3억원 미만 예탁된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좌에 대한 코넥스 투자한도 제한(예탁금의 30%)도 함께 폐지한다.
또 연간 납입가능금액 3000만원까지 예탁금 수준에 관계없이 투자가능한 코넥스 전용 소액투자계좌 제도를 7월27일부터 시행한다. 그동안 예탁금 규제로 접근이 불가했던 투자자들도 3000만원까지는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증권사 포함 1인당 1계좌만 개설이 허용되며 계좌 개설시 증권사는 투자자에 대해 코넥스 시장 제도 및 투자위험을 충분히 알리고 투자성향 평가결과 고위험 선호 투자자가 아닌 경우 계좌 개설을 제한하는 등 투자자 보호책도 거래소는 내놨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코넥스 시장에 개인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래활성화는 물론 코넥스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초(1월2일 종가 기준) 553.75에 불과했던 코스닥지수가 최근에는 700을 훌쩍 넘어갈 정도로 상승한 만큼 주가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코넥스로 옮겨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코넥스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제도개선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없는 성급한 투자는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대부분 초기기업들인 만큼 투자위험이 높아 투자자들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단 투자자들은 기존 코스피, 코스닥 기업들에 비해 코넥스 기업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증권사들이 기업탐방을 해 리포트를 낸 곳도 거의 없고 초기기업들이라 인터넷 등에서 관련 정보들을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공시부문에서도 코넥스 기업들은 코스피, 코스닥 기업들에 비해 공시 의무가 적기 때문에 많은 양의 자료를 얻기가 힘들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각 코넥스기업들을 상장시킨 지정자문인 증권사들에게 연락해 기업 정보를 얻는 방법이다. 하지만 증권사들도 코스피, 코스닥에 비해 수익 얻기가 쉽지 않은 코넥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적어 자료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목소리다. 결국에는 직접 해당 기업들을 찾아가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으니 개별 기업 설명회나 거래소 등에서 주최하는 합동설명회 등을 잘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거래소 합동설명회의 경우 거래소내 코넥스 상장관리팀에 문의를 하면 된다.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을 믿고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거래량이 극히 적은 만큼 단순한 소문만 듣고 투자했다가는 팔 수도 없고 본의아니게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일별 코넥스 총 거래대금은 10억~50억원 수준이다. 이현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급한돈으로 투자하지 말고 기업 장기 성장성을 보고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상장 이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대감 때문에 이전하기 전 주가가 많이 오를 가능성이 높고 코스닥 이전 후에도 코넥스에서 검증 받은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순항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기업들은 다음 세가지 조건중 하나를 충족하면 코스닥으로 신속이전을 신청할 수 있다. 먼저 코넥스에 상장한지 1년이 지났고 최근 영업이익이 발생했고 매출액 100억원이상, 시총이 300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두번째로 상장이후 최근 2년간 순이익이 20억원이상이며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인 곳이다. 마지막으로 상장이후 2년 이내 최근연도 순이익 40억원 이상이며 ROE 20% 이상인 기업들이 신청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은 코스닥 이전상장시 질적 심사를 완화하고 심사기간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줄여준다. 투자자입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찾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코넥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10일 현재 총 75개 기업이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2조7303억원이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8일까지 바이오업체 툴젠(458.8%), 소프트웨어업체 피노텍(280.9%), 바이오업체 에스엔피제네틱스(267%) 등이 놀랄만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을 보면 피노텍과 에스엔피제네틱스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툴젠도 1억6000만원 영업이익에 불과하는 등 좋지 않은 편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박준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