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분석 / 회사채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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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매일경제신문 레이더M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이 일반 공모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31%(7조5300억원)가 차환자금으로 쓰였다.
운영자금으로 쓰인 회사채 비중은 전체의 56%(13조8390억원)에 달했으며 시설투자자금에 투입된 자금 비중은 9%(2조2160억원)에 불과했다.
상반기 발행된 일반 공모채 총 규모는 24조68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량인 21조3540억원보다 15.6%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까지 낮추면서 기록적인 저금리가 지속돼 기업들에 유리한 자금조달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기업들은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돈으로 앞서 발행했던 고금리 만기채를 갚아 금융 비용을 절감하는 차환에 치중했다. 올해는 2010년 5년 만기로 발행된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했다. 당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4.4%, 10년물 금리는 4.9~5.4%로 지금의 2배에 달했다.
실제로 현대제철(신용등급 AA)은 2010년 5.05% 금리로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지난 5월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4700억원 회사채 중 5년물 1700억원을 절반도 안 되는 2.415%에 발행했다. GS이앤알(신용등급 A+)도 5.70%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최근 2.6%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14조원에 달하는 운영자금 용도 회사채는 상당 부분 기업어음(CP)과 같은 단기차입금과 은행차입금 상환 등에 쓰였다. 단기차입금을 3~10년 단위 회사채로 바꾸면 차입구조가 장기화돼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GS파워, LG상사,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해 신세계 계열인 센트럴시티 등 다수 기업이 회사채로 단기차입금을 갚아 만기구조를 늘렸다.
이번 상반기에는 신용등급이 우량한 대기업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활발했지만 기업들의 투자 확대 효과는 미미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좋지만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재무지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공모 시장에서 대기업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3조350억원 자금을 조달해 '큰손'으로 등극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단일 회사로는 현대제철이 8600
LG그룹은 같은 기간 2조6000억원 공모채를 발행했고, SK그룹과 GS그룹도 각각 1조9760억원, 1조5500억원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그룹,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주요 발행사로 이름을 올렸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