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의 주식예탁증서(DR)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상장 유지 실익이 유지 비용보다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일 삼성물산과 LG화학은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에 DR 상장폐지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은 "자본시장 개방 후 해외 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직접 취득이 용이해지고 해외 투자자의 DR 보유가 상당히 작은 규모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효용성이 미미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상장폐지 대상은 보통주 28만4907주와 우선주 491주를 기초로 한 DR다.
LG화학도 이날 공시를 통해 "거래 규모와 주주 수 축소, 상장 효용성 대비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주식은 보통주 219만6149주에 해당하는 DR다.
업종 대표 기업인 이들 기업의 DR 상장폐지는 다른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DR가 상장돼 있는 경우 회사 결정에 불만을 가진 DR 투자자는 DR가 상장된 현지 법원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갈 수도 있다"며 "투자자 친화적인 판결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 해외에서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DR를 상장폐지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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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