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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불과 며칠 전과 비교해 180도 바뀐 것이다. 지난주 한때 상하이지수가 4200에 근접하자 일각에서는 곧 4500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주광야오 재정부 부부장은 "중국 증시의 파동이 마무리됐다"고 자신 있게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요일 거래가 시작하자마자 증시는 큰 폭 내림세를 보이더니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이 확대돼 결국 8년 만의 최대 낙폭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관제 증시'의 취약성이 투매를 촉발한 것으로 해석한다. 선인완궈증권 시장연구실은 "주가가 급락한 뒤 정부가 금융기관, 연기금 등을 통해 증시를 떠받쳤는데, 일시적으론 증시 급락을 막을 수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시장의 취약성을 이내 파악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시적으로 투입된 증시 안정화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먼저 투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중국 정부에 증시 개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아직 시장이 완전히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의 증시 부양 중단은 증시에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예상보다 더딘 실물경기 회복세도 증시의 불안심리를 키웠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력 사용량은 1.3% 증가에 그쳐 3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력 사용량은 공업 분야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중국 제조업 경기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7일 공업부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전자제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이날 증시에서도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업종이 대거 하한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업은 35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고, 역시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은 석탄업종도 거의 모든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졌다.
게다가 감독당국이 한동안 중단했던 기업공개를 다시 허가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투자자들의 투매를 유도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증시 급락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도 대규모 기업공개에 따른 물량 부담이었다. 대폭락 국면에서 대거 주식 거래를 중단했던 기업들이 최근 하나둘 증시로 돌아와 지난주까지 1000여 개 종목의 거래가 재개돼 물량 부담을 가중시켰다.
20여 개 주요 증권사 주식이 모두 하한가로 떨어진 것도 투자자들의 이런 불안심리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와 함께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움직임도 시중 유동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중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긴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도 개인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내 다수 증권사들은 27일 대폭락이 버블 붕괴의 시작이 아니라 증시 변동 과정의 일부라고 해석한다. 저우쥔춘 궈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지수가 3400에서 380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