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이 중국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유안타증권 전신인 동양종금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리서치 전문가다. 그는 "최근 중국 증시 급락은 펀더멘털(기초여건)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신용거래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신용거래 잔액이 연초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한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할 시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주가는 강아지와 같다고 설명했다. 강아지가 천방지축 뛰어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인의 주변에서 맴도는 것처럼 주가 역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펀더멘털은 계속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 증시도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사장은 지금의 중국이 1989년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는 말도 했다. 당시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없으니 한국 증시를 떠나야 한다는 말이 돌았지만 62조원이었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최근 1200조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높은 저축률, 불균형 성장정책, 인구통제 등 한국과 유사점이 많은 중국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도 중국 주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커지는 시기인 것은 맞지만 지금 중국 주식을 내다 팔 시기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증시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바닥에 가깝다"며 "경기가 저점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분할 매수하면서 부양책의 효과가 가시화될 하반기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가 오는 11월 이후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도시가구 소비가 살아나고 △서부 내륙지역 개발에 속도가 붙으며 △연구개발(R&D)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경기 회복을 시사하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반면 후강퉁 실시 이후 중국 본토 주식거래 1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은 전사적 차원에서 중국 투자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됐다"며 "보유 중인 중국 본토 주식이나 펀드를 자산의 10% 이내로 줄이라"고 권유했다. 지난 4월 후강퉁 거래 고객들에게 전체 자산 내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기존 '30% 이내'에서 '20% 이내'로 줄이라고 안내한 바 있는데 7월 들어 더욱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증권은 중국 주식시장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말까지 변동성이 클 전망인 만큼 당분간 비중을 줄인 뒤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통제권 밖의 개인 장외 신용잔액이 크게 줄었는지 등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이달에는 중국 증시가 오를 때마다 중국 지수형 상품에 대한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경기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개인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서기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부 실적이 잘 나오고 있는 일등 소비재 우량주에는 장기 투
대우증권도 중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를 주문했다. 대우증권 측은 "중국 정부 대책의 효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안정 시그널과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