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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위안화 충격으로 업종별로 주가 흐름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동안 수출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았던 자동차주가 나홀로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7.55% 오른 14만9500원까지 치솟은 뒤 1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도 한때 8.82%까지 오른 4만6650원을 기록한 뒤 4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쌍용차도 장중 한때 9.07% 급등한 9500원을 찍었지만 상승폭이 줄어들며 1.26% 오른 882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약세로 달러 대비 원화값도 동반 하락하면서 환율 영향에 가장 민감한 자동차주가 수혜를 입었다"면서 "달러 대비 원화값이 1200원 이상이 된다면 미국·유럽 수출로 중국 판매 부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전 세계에 수출한 물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해 중국 경기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자동차주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인 화장품주는 장중 10% 이상 고꾸라졌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장중 한때 21.34%나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11.01% 내린 6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맥스도 16.10%까지 떨어졌다가 10.73% 내린 18만3000원을, 아모레퍼시픽은 11.47%에서 6.23%로 낙폭이 줄어 37만6000원을 기록했다. 아모레G는 장중 11.28%까지 하락하다가 이후 2.05%로 줄어 19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생활건강과 토니모리도 장중 9% 넘게 하락했다.
중국 여행객 감소에 대한 우려로 여행 관련주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하나투어는 장중 13.62%까지 떨어지다 낙폭이 8.41%로 줄었고, 모두투어는 13.54%에서 7.62%로 하락폭이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9.22%)과 대한항공(-4.14%), 티웨이홀딩스(-1.80%) 등 항공주 주가도 떨어졌다. 면세점주인 호텔신라는 5.18%,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4.20% 하락했다.
그동안 중국 수요를 미리 반영해 주가가 크게 오른 화장품주나 음식료, 여행주, 면세점주가 대표적인 위안화 하락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원화값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까지 제기돼 주가 하락 압력이 더 큰 상황이다.
중국의 환율전쟁이 앞으로 본격화하면 국내 제조업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해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조선, 철강, 화학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우리나라 업체 간 기술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계속해서 떨어뜨린다면 국내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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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