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저물가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저물가 상태가 오래 지속돼 경제가 활력을 잃는 현상) 우려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6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0.25%포인트)에 나선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수출부진에 따른 국내경기 둔화 우려와 일본(엔저)에 이어 중국(위안화 평가절하)까지 가세한 환율전쟁이 금리인하 유인으로 작용하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풀이된다.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사전적 조치 필요성과 미국발 금리정상화 시기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8.2%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최근의 국내 경제는 소비 부문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부진과 엔저지속, 위안화 평가절하 등은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정부가 발표한 3%대 성장률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이 퍼지고 있다.
소매판매(전년동월대비)는 지난 4월 4.9%, 5월 3.3%, 6월 0.8% 각각 늘어 미약하게나마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4월 13.2%, 5월 7.1%, 6월 7.4%를 각각 기록했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수출은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0.9%, 6월 -2.4%, 7월 -3.3% 등 마이너스를 기록해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기획재정부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대폭 낮췄고 일각에선 3%대 성장률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은은 2.8% 성장을 내다봤지만 2분기 성장률(0.3%)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2.8% 성장도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7월까지 8개월째 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우리나라 가계 빚은 6월말 현재 110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금리정상화와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 우려 등에 대한 경계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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