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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값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밀집지 전경. [매경DB] |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주택시장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와 향후 은행 대출 부담에도 상반기 최고가를 찍는 아파트가 등장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 기대감이 커지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한 영향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를 꺼리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도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 1단지, 서초한양, 신반포15차 등 반포·잠원동 일대는 이달 들어 거래가 한 건도 없다며 중개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6개월 사이 1억~2억원 뛰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높이가 5000만원 이상 차이 나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포주공 1단지 전용 72㎡는 지난 2월 11억원 후반대에서 실거래됐지만 현재 13억원을 호가한다. 삼호가든3차 전용 107㎡도 올해 초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1억원 이상 오른 11억5000만~11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달 초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동구 둔촌주공 일대 중개업소들도 빚을 내서 재건축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자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사 대출 지원을 받아 계약·중도·잔금을 나눠 낼 수 있는 일반분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 반면 개포주공1·2단지와 은마도 거래량은 지난달에 비해 줄었지만 가격 콧대는 높다. 대치동 C공인 관계자는 "대치SK뷰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이르고 래미안대치팰리스 입주 영향으로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예상보다 약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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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들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저금리로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계절적 이사 수요에 강남 재건축 이주민이 더해지면서 오는 가을 전세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어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강남3구와 강동구에서 강남구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3단지, 강동구 고덕주공 3단지 등 6개 단지 6800여 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개포시영과 주공 3단지 세입자들이 인근 개포주공 1단지에서 전세 구하기에 나서면서 재건축이 한창임에도 전용면적 56㎡ 전세금이 2억1500만~2억6000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7000만~8000만원 뛰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주가 시작된 과천주공7-2단지 조합은 주민들이 전셋집을 못 구할 것을 염려해 과천시청에 '
전세난이 극심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7월 70.3%로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거래량은 상반기에 비해 줄지만 가격은 강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임영신 기자 / 신수현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