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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H지수 기초 지수형 ELS 녹인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한화투자증권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와 유럽 유로스톡스50(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한화스마트3073호' ELS가 이날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이날 H지수가 9427.93으로 마감하며 발행 당시 기준가격(1만4536.67)의 65%인 9448.83을 밑돈 것이다. 이 ELS의 수익 상환 조건은 발행 기준가격의 80% 이상으로, H지수가 만기 3년 동안 1만1629.34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확정된다. 발행액은 4억6320만원으로 현재 지수 기준으로 예상 원금손실 비율과 금액은 각각 35%, 1억6200만원이다. 지난 4월 25일 발행된 '한화스마트3083호(발행액 2억8500만원)'의 녹인 기준가격도 H지수 기준 9417.84로 지수가 불과 10포인트만 추가 하락해도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선다.
종목형 ELS와는 달리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꼽혔던 지수형 ELS에서 녹인이 발생한 것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7년 만이다.
최근 증시 폭락으로 염려가 제기됐던 지수형 ELS 녹인이 현실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지수가 1만4000 이상을 유지하던 4월 중순부터 6월 초에 발행된 ELS(기준가의 60%)의 상당수가 H지수 8000~9000선에 몰려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지수가 9000선까지 하락하면 6건의 ELS(발행액 62억원), H지수가 8000선까지 하락하면 추가로 340건의 ELS(발행액 8000억원)가 각각 원금손실 구간으로 접어든다. 일각에서는 녹인 가격이 8500인 ELS라고 해도 여전히 현 주가와 1000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있어 과도한 우려로 평가한다. 그러나 H지수는 2011년에도 6개월(4~10월) 만에 1만3684에서 8102까지 하락한 바 있어 지수형 ELS의 대규모 녹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공모로 발행된 지수형 ELS는 총 34조7503억원인데 HSCE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23조4437억원(67.5%),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23조2658억원(67.0%)으로 대부분이다.
2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유로스톡스50은 3218.01로 현재보다 30%가량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파생 담당 연구원은 "지수형 ELS의 대표 기초자산인 H지수가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서 코스피200, S&P500 등 다른 지수로 구성된 ELS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녹인 발생 ELS 규모가 작고 해당 상품의 녹인 진입 비율이 특수하게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H지수 ELS 투자자들의 환매 러시가 일어날 가능성은 아직은 낮다"고 설명했다.
◆ 8월 ELS 발행…상환액 급감
최근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으로 올해 들어 월평균 꾸준히 7조원 이상 발행됐던 지수형 ELS 발행액은 전월의 3분의 2, 상환액은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ELS 발행 총액은 4조9070억원으로 전월의 7조4071억원 대비 66% 수준으로 줄었다. 아직 4영업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월간 전체로도 전월 대비 20%가량 발행 규모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수형 ELS는 이달 전체 ELS 발행액의 98.7%인 4조8627억원을 차지했다. HSCEI와 유로스톡스50 등 글로벌 증시가 함께 조정을 받으면서 주요 해외 지수 2~3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지수형 ELS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발행할 예정이었던 일부 ELS 발행을 수요가 없어 철회한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미국 S&P500, HSCEI, 유로스톡스50 등 3개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25일 오후 2시까지 청약을 받았던 미래에셋증권 'ELS 제8082회'는 모집금액 미달로 발행을 취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청약을 모집했던
글로벌 증시 하락에 ELS 상환 규모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전체 ELS 상환액은 전월(7조7624억원) 대비 55% 수준인 4조2989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만기 상환 규모는 전월의 69% 수준이었으나 조기 상환 규모가 전월의 54%로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