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핵심 경제지표 가운데 하나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급격히 확산된 경계심리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코스피는 1900선이 밀리며 188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4%대의 급락했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98포인트(1.36%) 내린 1889.55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날 지수는 6.28포인트 오른 1921선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으로 오전 9시 20분쯤 하락으로 전환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중국 증시가 휴장 중인 가운데 일본 증시의 니케이 지수도 2% 넘게 급락했고 대만증시도 1%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지표와 물가지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스탠리 피셔 미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회의에서 이번에 발표될 고용 지표가 17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8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창출이 20만명을 웃돌 경우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 전망치는 22만명 수준이다. 실업률도 전월 5.3%에서 소폭 하락한 5.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종별로 삼성전자가 버틴 전기전자 한 업종을 제외하고 전업종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의약품이 6% 이상 급락했고 의료정밀, 음식료품, 비금속광물도 3~4%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0억원, 216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201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한미약품, 아모레퍼시픽, 한미사이언스 등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제약·화장품주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도 22거래일째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22거래일이라는 외국인 순매도 연속일수는 코스피 사상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1547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약세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에스, POSCO, KT&G 단 네종목만 올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SK, 아모레G 등은 3~6%대 하락했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는 3개 상한가를 포함해 115개 종목이 올랐고 717개 종목이 하락했다.
지난밤 독일 베를린에서 새 스마트워치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급락장 속에서도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22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석달여 만에 거래를 재개한 동부건설은 상한가를 찍었다. 삼부토건도 회생절차 개시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7.80포인트(4.10%) 급락한 650.45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최근 20거래일 중 14거래일 동안 지수가 1% 이상 급등락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4% 이상 급락한 것은 지난달 21일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중인 1092개 종목 가운데 934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메디톡스(-8.52%), 바이로메드(-20.56%), 코오롱생명과학(-110.08%), 씨젠(-8.96%) 등 대형 제약·바이오주가 크게 떨어졌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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