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OP30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TOP30'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TOP30' ETF 2개가 14일 나란히 한국거래소에 상장된다. 거래소가 지난 7월 13일 KTOP30 지수를 산출해 발표를 시작한 이후 관련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KTOP3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인덱스펀드 등 10여 개 안팎의 상품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KTOP30은 지수 발표 이후 처음 약 2개월 동안은 시장의 조정 국면에서 코스피200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 대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시기적으로 주목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TOP30은 코스피200처럼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구성돼 있으나,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 양대축으로 꼽히는 바이오와 모바일 산업의 대표 종목인 셀트리온과 카카오가 KTOP30에 포함돼 있다.
지수 편입 종목이 200개가 아니라 30개로 압축돼 있다는 점도 차이다. 기존 지수 상품의 경우 일부 주도 종목이 올라도 나머지 종목들이 정체돼 있으면 지수의 상승률은 높지 않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었다. KTOP30의 경우 30개 종목 가운데 5~6개 종목만 크게 오르면 지수가 눈에 띄게 움직일 수 있다.
KTOP30이 갖는 최대 차별화 포인트는 지수 구성이 시가총액 가중평균이 아닌 가격평균 방식이란 데 있다. 개별 종목의 시총이 작더라도 주가가 높으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12일 종가 기준 코스피200에서 네이버나 아모레퍼시픽의 비중은 각각 2.15%와 1.75%에 불과하지만 KTOP30에서 네이버는 11.70%, 아모레퍼시픽은 7.43%로 비중이 매우 높다. 반면 삼성전자의 비중은 코스피200에서 20%가 넘지만 KTOP30에서는 12.81%로 상대적으로 낮다.
방홍기 거래소 ETF시장팀장은 "주가평균 방식에 의한 지수 산출로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에 대한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코스피200 대비 대형주 쏠림 완화 및 분산효과 제고로 안정적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에게 남는 고민은 TIGER KTOP30과 KODEX KTOP30 ETF 가운데 어떤 상품을 고르느냐에 있다. ETF는 기초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상품 자체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총보수도 운용보수 0.20%를 포함해 연간 0.25%로 두 상품이 같다.
다만 1좌당 거래가격이 TIGER KTOP30은 약 5800원, KODEX KTOP30은 1만1663원으로 TIGER가 KODEX의 절반 수준이고 유동성공급을 맡은 증권사가 TIGER는 5곳, KODEX는 3곳이란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 측은 낮은 거래가격으로 인한 투자 편의성, 삼성 측은 국내 ETF시장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KODEX 브랜드 효과에 따른 유동성 창출을 각각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우지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수위원회가 꾸준히 미국 경제 성장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종목으로 구성종목을 바꿔나갔기 때문"이라며 "KTOP30 상품 투자의 성패도 결국 지수 관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KTOP30 지수 : 한국거래소가 미국 다우존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