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신도시 노른자위 땅을 잡아라.”
국내 수 백개 건설사·시행사 관계자들은 19일 하루동안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례신도시에 공급하는 하남권 공동주택용지 3개 블록 총 14만7064㎡ 입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값이 3.3㎡당 1500만~1800만원 수준이어서 비싸긴 했지만 ‘흥행 보증수표’로 손꼽히는 위례신도시 땅이라 수백대일 경쟁률을 뚫고서라도 붙기만 하면 대박이란 평가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게다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위례신도시에서 더이상 나올 땅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각 업체들은 신청 마감 시한까지 치열한 눈치전쟁을 벌였다. 특히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를 기정 사실화한 상황에서 업체들은 사활을 건 땅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울산 송정지구 7필지 입찰에는 5300여 개 업체가 몰렸다. 신청 예약금만 16조원 넘게 들어왔다.
이날 위례 땅 3필지에도 수 조원 입찰보증금이 몰렸다. 위례 아파트용지 3필지 경쟁에 불이 붙은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에 아파트 지을 공공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택업체는 땅이 없으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위례는 이미 검증이 끝나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땅이 나오면 무조건 청약할 수 밖에 없다”며 “위례보다 더 좋은 수도권 공공택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공급된 3개 단지는 모두 전용면적 85㎡초과 중대형으로 특전사 이전 터에 들어서게 된다. 송파·성남이 아니라 행정구역상 경기도 하남시에 속한다. 아파트 분양은 빨라도 2017년 말에 가능하다. 신청 예약금 50~100억원으로 많고 택지 가격도 1635억~3253억원으로 비싸다.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계열사를 총 동원해 땅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신청 예약금, 토지대금 등은 모두 금융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2018년 이후 분양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막판까지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타사 동향을 살피던 업체들은 오후 4시 마감 시간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청약시스템을 통해 분양신청을 하고 신청예약금을 이체했다. 일부 업체는 한꺼번에 1000억원 가까운 신청예약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계열사를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날 3필지 공급으로 위례신도시 아파트 용지 공급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나올 아파트 용지는 SH공사가 보유한 송파권 3필지와 LH가 보유한 하남권 2필지가 전부다. 가구수로는 2800여 가구에 불과하다. 5필지 모두 빨라야 2017년에 나온다.
분양 물량도 거의 소진된 상태다. 보미종합건설이 보유한 C2-1블록 131가구만 올해 일반분양될 전망이다. 지난 6월 2년여 만에 위례에 공급된 A3-5블록의 경우 2017년
주택업계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도 토지 매각도 사실상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수도권에서 새 먹을 거리를 찾기 어려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땅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최근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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