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의 후임인선을 시작으로 올 연말 금융권 인사의 막이 올랐다. 농협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내년 1월1일 임기를 시작하는 새 농협은행장 선출 논의에 착수한다.
김주하 행장 이외에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회장이나 은행장은 없지만 신한·KB국민·농협·KEB하나·우리, 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부행장 50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26명이 올 연말 임기가 종료된다. 부산,대구,광주,전북, 경남 등 5개 지방은행도 총 20명의 부행장 가운데 절반인 10명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돼 대규모 인사 이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올 연말 금융계 인사 중 가장 주목 받는 곳은 행장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한 농협은행이다. 역대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는 한번도 없다. 그러나 김주하 행장의 경우 올해 실적개선의 1등공신으로 평가를 받으며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김 행장은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동기보다 54.2% 늘어난 151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 행장이 교체될 경우 차기 행장으로는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최상록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허식 농협상호금융대표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핀테크와 해외진출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이르면 이달말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내년1월1일 임기를 시작하는 새 농협은행장 선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최상록 수석부행장(경영기획), 이종훈(여신심사),김광훈(리스크관리),신승진(정보기술) 부행장 4명의 임기도 올 연말 동시에 끝난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조직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용환 회장은 조선,해운,건설 등 취약산업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높아진 상황에서 리스크관리를 통한 조직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은 조용병 행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부행장급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재임기간이 3년 이상 된 부행장을 중심으로 다음달 하순 중폭 규모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부행장임기 2+1년제를 유지중인 신한은행은 현재 12명의 부행장 가운데 올해말 3년 이상 또는 3년 가까이 재임기간을 채운 사람이 총 5명이다. 임영진 WM(자산관리)그룹부행장의 경우 실적과 평가는 좋지만 재임기간이 5년에 달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환 CIB그룹(IB본부) 부행장, 임영석 기관그룹 부행장, 서현주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도 올해 말로 3년의 임기를 채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인사는 업무 실적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KB금융은 집권 2년차를 맞는 윤종규 회장이 본격적으로 임원 인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부행장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여신그룹 강문호 부행장과 리스크관리그룹 박정림 부행장 2명이지만 12개 계열사 중에서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KB부동산신탁 등 6개 회사 사장 임기가 올 연말 만료돼 계열사간 대규모 연쇄이동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사 사장에 내정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영업과 리스크 관리, 비대면금융 부문에 중심을 두고 자신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광구 행장이 취임한 이후 사실상 첫번째 인사인데다 임기 만료 부행장들이 6명으로 가장 많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권기형(기관고객) 남기명(개인고객) 박기석(경영기획) 김옥정(리스크관리) 김종원(부동산금융) 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기 만료 부행장들이 많은데다 이광구 행장의 인사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행장이 취임초 우수한 영업 실적을 보인 직원들을 우대해 온 만큼 이번 임원인사도 실적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된지 4개월 밖에 안된 상황에서 대규모 임원 교체가 단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말 KEB하나은행은 김정기(마케팅) 권오훈(글로벌) 장기용(경영지원) 등 부행장 5명과 전무 15명의 임기가 끝난다. 함영주 행장은 이 가운데 내년 통합은행을 이끌 임원을 발탁해 임기를 2년 가량 더 주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4개월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부행장을 교체하는 것은 조직안정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말 인사는 중복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함영주 행장이 취임 당시 성과주의를 천명한 만큼 평가실적이 크게 부진한 부행장과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BK기업은행은 내년초 4명의 부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2+1년 임기제‘를 실시중인 기업은행은 김성미(개인고객) 김도진 (경영전략) 시석중(마케팅) 김영규(IB담당) 등 부행장 4명의 부행장이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2년 임기만료 후 1년을 더해
[채수환 기자 / 김규식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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