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프랑스 테러 사태로 장 초반 급락한 코스피가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194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27포인트(1.53%) 내린 1943.02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27.61포인트(1.40%) 내린 1945.68에 개장해 개인 중심의 저가매수세 유입에 하락폭을 1% 미만으로 줄였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시 하방 압력이 거세졌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8거래일 동안 1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이어 프랑스 테러라는 악재까지 겹쳐지며 조정 국면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이날 2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의 매도세는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환율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시장의 상황은 지난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둔 7~8월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당시에는 9월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해 국내 증시에서 많은 자금이 이탈했다”면서 “현재도 비슷한 상황으로 변동성은 그때만큼 크지 않겠지만 12월 FOMC 이전까지 단기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벗어난 결과를 내놓은 점도 국내 증시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실적은 환율 및 유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효과는 별로 크지 않았다”면서 “최근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를 이끌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엔 힘이 부족해 보이고, 4분기 실적 전망치도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늘어나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테러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를 이날의 하락 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환율 및 개별 기업 실적 등에 크게 동요하는 국내 증시의 허약한 체질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운수창고는 3% 넘게 밀려났고, 유통업, 보험, 증권, 건설업, 금융업 등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은행(-1.99%), 철강금속(-1.86%), 의약품(-1.54%), 종이목재(-1.42%), 제조업(-1.37%), 기계(-1.18%), 의료정밀(-1.06%), 섬유의복(-0.82%), 음식료품(-0.77%), 운송장비(-0.28%) 등도 내렸다. 전기가스업(0.68%), 비금속광물(0.23%), 통신업(0.23%) 등은 빨간 불을 켰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235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9억원, 113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매는 20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내리는 종목이 많았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등 삼성그룹주가 1~4% 가량 내렸고, SK하이닉스, 신한지주, NAVER 등도 2% 넘게 밀려났다. 반면 현대차(0.96%), 한국전력(1.22%), 기아차(0.35%), 아모레퍼시픽(0.52%), SK텔레콤(0.65%) 등은 상승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태로 여행관련주와 항공주가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 가량 하락했고, 하나투어(-8.94%), 모두투어(-4.74%) 등도 급락세를 맞았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202개 종목이 올랐고, 631개 종목은 내렸다. SK네트웍스우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32포인트(1.69%) 내린 659.20에 마감했다.
코스닥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 종목 포함해 220개 종목이 올랐고, 854개 종목은 내렸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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