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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세대가 몰려 치열한 청약 경쟁을 벌였던 동탄2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III` 견본주택 |
내년 국내 주택시장은 A씨 같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와 자녀인 에코세대(1979~1997년생)의 이합집산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은퇴한 부모와 경제활동이 활발한 자식세대가 집을 합치거나 나누고, 때로는 바꾸는 등 집을 매개로 다양한 주거형태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8일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조사한 '2016~2017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베이비부머·에코세대의 이합집산, '1인당 33㎡' 주거공간 핏(fit) 사이징, 월세 주택시장 본격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공간 인기, 사물인터넷(IoT) 주택 증가, 아파텔 등 비아파트 확대, 외국인 식구 출현이 꼽혔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베이비부머는 735만명, 에코세대는 1347만명에 달한다. 합하면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숫자다. 고도성장 시대를 보낸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후 평균 5억원(서울 기준)짜리 주택 한 채를 갖고 있을 만큼 자산을 쌓았다. 반면 자녀인 에코세대는 부모와 달리 자기 능력만으로는 집을 구입하기 힘들어졌다. 맞벌이가 일반화된 만큼 육아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에 따라 피데스개발은 50대 부모와 30대 자녀 부부가 큰 집 하나로 이사해 함께 살거나 손자·손녀 양육을 조부모가 책임지느라 두 집이 같은 아파트나 한 동네에 거주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녀 세대를 위해 도심과 가깝고 비싼 부모 집과 경기 신도시의 저렴한 자녀 집을 맞바꾸는 사례도 예상된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연구소장은 "결혼 후에도 경제적으로나 생활 측면에서 완전히 독립하기 어렵다 보니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의 필요에 따라 베이비부머의 주거 형태가 결정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분양시장을 휩쓴 중소형 주택 열풍은 1명당 33㎡(약 10평)짜리 공간만 있으면 만족하는 '주거공간 핏(fit) 사이징' 트렌드로 진화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전체 가구 중 1~3인 가구 비중이 75%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약 99㎡(30평)를 넘지 않는 주택이 대세가 되는 것이다.
예전보다 면적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집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기본적인 역할만 하게 된다. 대신 운동은 인근 헬스클럽, 수납은 아파트 동별 계절창고, 손님맞이는 단지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해결하는 식이다.
'월세시대'는 빨라진다. 지난달 기준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40%를 넘은 가운데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올해 본격 시동을 걸었고,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도 월세 위주인 임대시장에 속속 발을 딛고 있어서다.
월세시장 확대는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숙박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식구' 출현으로 이어진다. 한류와 의료관광차 한국에 들르는 외국인 투숙객을 위해 집 안 빈방을 단기 월세나 홈스테이용 임대상품으로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여파다.
집이나 집 근처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여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도 확산된다. 굳이 큰돈을 쓰지 않고 구경만 해도 가족끼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형 쇼핑몰 인근 아파트나 산책로와 헬스클럽 등 입주민을 위한 운동시설을 갖춘 대단지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으로 조명부터 난방, 가전기기까지 집 안 곳곳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주택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춘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거나 피부 상태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하는 '맞춤형' 주택으로 진화한다.
4베이등 아파트와 거의 똑같은 평형을 선보이는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