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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종목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는데 어디서 펀드를 샀느냐는 차이 때문에 수익률이 2%포인트나 벌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것이다.
펀드 수익률 성적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펀드온라인코리아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펀드슈퍼마켓'이 출범한 지난해 4월 24일부터 올 12월 1일까지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개 펀드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평균 21.77%(가중 평균 방식)로 집계됐다.
반면 은행이나 증권사 등 일반 판매사를 통해 팔린 상위 10개 펀드 평균 수익률은 14.46%로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머니마켓펀드(MMF)와 법인클래스를 제외한 공모펀드 가운데 펀드별 대표 클래스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펀드 판매사들은 고객들에게 유망한 펀드를 추천하는 명목으로 많게는 판매보수를 1%씩 떼가면서도 정작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골라 추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 판매사가 떼가는 수수료도 커서 A씨 사례처럼 같은 펀드를 사면서도 돈을 더 내야 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펀드슈퍼마켓에서 '메리츠코리아증권1호S'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펀드는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을 합한 전체 보수가 연간 0.87%지만 A씨가 은행에서 가입한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종류A'는 1.14%로 더 높았다.
한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판매사들은 판매보수가 비싼 상품 위주로 추천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증권사나 은행을 계열사로 갖지 못한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판매를 전적으로 판매사에 의지하기 때문에 눈치만 본다"고 말했다.
펀드슈퍼마켓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한화글로벌헬스케어증권자(주식)S'는 이 기간에 27.22% 수익률을 낸 반면 일반 채널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KB가치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C클래스' 수익률은 9.11%에 그쳤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펀드 직판'을 강조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자사 펀드 중 3개가 펀드슈퍼마켓에서 가장 잘 팔린 상위 펀드 10위 안에 포함됐다.
반면 일반 채널에서 많이 팔린 상위 펀드 10위에는 단 1개만 포함됐다.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 상위 3위에 오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1(주식)S'는 수익률이 17.85%인 반면 일반 판매사 판매에서 상위 8위에 오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C'는 수익률이 14.00%로 집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일반 판매사들은 펀드를 열거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가져다 팔겠다'는 의식이 없다"면서 "판매사들에 힘이 쏠린 상황에서 독립계 운용사들이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투자 문화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