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거래일 만에 1900선을 탈환했다. 뉴욕증시의 부진과 1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에서 연준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관 중심의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1900선 위쪽에서 마감했다.
2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9.07포인트(0.48%) 오른 1906.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뉴욕증시 부진 여파와 미국 FOMC 회의에 대한 실망감으로 0.66% 하락출발했으나 오전 10시50분께 빨간 불을 켜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강보합권·약보합권을 오가며 방향성을 탐색하다 장 후반 기관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만 전날 ‘사자’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다시 ‘팔자’로 수급을 전환하면서 시장에 잔존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지수에 반영했다.
앞서 지난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0.25~0.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의 전개 과정을 면밀히 보는 등 노동 시장과 물가 등이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도 다소 낮은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은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번 연준의 성명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욱 둔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연준은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시장은 금리인상 기조의 중단, 부양기조로의 선회 등의 메세지를 예상했지만 이번 FOMC 회의는 이러한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전날 FOMC회의가 있긴 했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특별한 의미를 둘 만한 요소가 없었다”며 “1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었기 때문에 한달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소 수급이 둔화된 것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보험은 5% 넘게 급등했고 금융업(3.66%), 기계(2.15%), 전기가스업(2.09%), 은행(1.73%), 증권(1.66%), 유통업(1.57%), 건설업(1.33%), 운송장비(1.16%), 음식료품(1.01%)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전기전자(-1.91%), 섬유의복(-1.50%), 서비스업(-0.36%) 등은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 각각 212억원, 1032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1094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프로그램 매매는 67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 컨센서스에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NAVER는 6% 넘게 내린 반면 삼성생명은 12% 가까이 급등했다. 이밖에도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 넘게 내렸고, 현대차·기아차도 2% 가량 내렸다. 반면 한국전력,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NAVER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당초 기대치 224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 보도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539개 종목이 올랐고, 262개 종목은 떨어졌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6.04포인트(0.89%) 오른 681.29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코스닥 시장에서는 씨엘인터내셔널, 에스폴리텍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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