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거래일만에 1900선을 되찾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에 실망한 외국인이 하루만에 ‘팔자’로 돌아섰지만 기관 매수세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8% 상승한 1906.94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1900선에 안착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10거래일만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의 주역은 바로 ‘기관’이었다. 투신·연기금 주도로 109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기관투자자 덕분에 코스피가 오후 들어 오르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871개 상장사 중 539개(61.9%)가 전날보다 상승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관 수급이 코스피 방향을 결정할 것 ”이라며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돌아올 때 까지는 기관 매수세와 관심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38거래일만에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214억원상당의 주식을 다시 순매도했다. 긴축 속도를 늦춘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줄 알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별말 없이 입장을 유보하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적지근한 태도는 오히려 미국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염려까지 촉발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월가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전화인터뷰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명백한 실수”라면서 “노동시장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고용의 질은 아직 형편 없고 향후 기준금리도 오르기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불안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 실패를 지적한 것이다. 외국인의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장 초반에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등한 국제 유가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주요 산유국들 감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간밤에 국제 유가(WTI)가 전날보다 2.7% 상승한 배럴당 32.3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일본중앙은행(BOJ) 금융정책회의에서의 추가적인 부양카드를 쓸 남아있다는 점도 FOMC에 따른 실망감을 가라앉히는 데 한 몫했다.
강현철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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