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총 시즌이 다가왔다. 오는 11일 슈퍼 주총데이에서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주총을 열고 경영 체재 개편, 오너 일가의 이사 재선임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11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상장사는 총 54곳이다. 오는 18일 266개사, 25일 410개사보다는 적은 숫자지만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11일 일제히 주총을 열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카드, 삼성전기, 에스원,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 11개 계열사가 이날 주총을 개최한다.
삼성그룹 계열사 주주총회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 등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해왔다. 이번 정관 변경안은 이사회 의장의 요건을 기존 대표이사에서 등기이사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정관이 바뀌면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 이사 중 한 명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변화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높아지고 경영에 주주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들도 이사로 규정된 이사회 의장의 자격요건을 사외 이사로 바꿀 계획이다. 다만 매각설이 제기되는 제일기획은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도록 한 현행 정관을 그대로 두기로 해 눈길을 끈다.
또 삼성전자는 연간 두 차례까지 가능했던 배당을 분기마다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신주발행 한도를 줄이는 안건도 상정했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등기 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주총 안건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삼성에스디에스의 주주총회도 관심을 모은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삼성에스디에스 주가는 1개월여 만에 주가가 26만원대에서 18만원대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상장 이후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 성난 주주들을 달랠 당근책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도 11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5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을 현대모비스의 등기 이사에, 정의선 부회장을 현대차 등기 이사에 재선임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기아차 주총에서도 등기이사 재선임안이 올라와 있다.
중소형사 가운데 현대시멘트 주총이 관심을 모은다. 현대시멘트 주주총회에는 이주환 대표 등 현직 경영진 2명을 해임하는 안건이 제출됐다. 지난해 10월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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