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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용지 전경. [매경DB] |
15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 상반기 중으로 양재·우면동 일대 개발 방안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될 가이드라인에는 용적률 완화와 세제 혜택을 포함해 R&D 용지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상당 부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7일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양재·우면동 기업 R&D 집적단지 조성' 계획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정부안과 별개로 양재·우면동 일대를 R&D지구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연구용역을 준 상태로 R&D 관련 중소기업과 지역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구체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R&D지구 육성안에는 파이시티도 포함돼 있으며 시는 물류 수요를 감안해 파이시티 용지에 물류와 R&D 기능을 섞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이시티 용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파이시티 개발 사업은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용지(약 9만6000㎡)를 국내 최대 규모 복합유통단지로 변신시키는 것으로 관심을 끌었다. 2004년 토지를 매입한 시행사 파이시티는 2006년 연면적 75만8606㎡에 지하 6층~지상 35층 규모의 유통단지 개발에 나섰지만 인허가 지연과 글로벌 금융위기, 자금 부족 등으로 결국 2014년 파산했다. 2012년에는 이명박정부 핵심 실세들이 연루된 정관계 로비 의혹에도 휘말렸다.
파이시티 용지는 현재 채권단인 무궁화신탁, 우리은행 등에 의해 매물로 나온 상태다. 공매를 통한 최저입찰가는 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규모와 비슷한 9864억원에서 시작했지만 이미 9번이나 매각에 실패하면서 현재는 절반 수준인 4525억원까지 떨어졌다. 채권단은 지난 1월 9차 공매에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자 수의계약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파이시티 용지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수의계약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기업들이 용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1·2 판교테크노밸리와 동서축을 형성할 수 있는 강남의 대규모 노른자 땅이란 점도 매력적이다. 결국 서울시의 개발 가이드라인이 사업성 검토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시티 용지 매각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서울시 인허가를 새로 받아야 하는 리스크가 있고 용적률 등 여러 도시계획 규제를 푸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 가격에서 더 내려가지 않으면 민간 사업자는 사업성 저하로 손을 대기 어렵다"며 "수의 계약으로도 지금 가격 조건에서는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시티 용지는 양재IC에 근접한 물류유통단지로 부동산 가치를 평가받았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