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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우리카드 본사에서 만난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흥분한 모습이었다. 유 사장은 최근 구입했다는 가상현실 기기로 영화 ‘쥬라기 공원2’를 보던 중이었다. 사장 집무실 한쪽에는 다양한 크기의 드론들이 크기별로 진열돼 있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유 사장은 사내에서 ‘트렌드 전도사’로 불린다. 새로운 기술이나 해외 최신정보가 담긴 서적이나 연구 자료들을 꼼꼼히 챙겨 보고,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을 때는 임직들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내 공유하기 때문. 사내 휴게실에 드론과 VR기기를 비치한 것도 직원들이 최신 IT기술의 흐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 사장은 “회의실에서 가만히 앉아서 만든 기획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얻은 영감을 반영한 아이디어가 고객들에게 유용한 경우가 많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트렌디한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임직원들 스스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 2월 출시된 ‘썸(SUM)타는 우리’체크카드로 결실을 맺었다. 해외 직구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온라인 쇼핑 할인과 해외 이용수수료 면제 혜택을 핵심 서비스로 탑재했다. 이 상품은 출시 2개월여만에 24만좌를 돌파했다.
트렌드를 읽는 유 사장의 탁월한 감각은 바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9월 설립 이후 최초로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자산규모도 전년 동기대비 1조원 늘어나며 분사 이후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69억원을 기록해 전년도(891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유 사장은 최근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카드업계의 위기를 다양한 신사업 발굴을 통해 정면으로 극복한다는 각오다. 우리카드는 마이크로파이낸스, 할부리스 등 신사업 런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
유 사장은 “어떻게 고객에게 다가갈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해 카드 시장의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리딩 카드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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