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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2.2% 상승했고, 83만원대이던 LG생활건강 주가는 97만8000원으로 16% 뛰었다.
화장품주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중국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성에 대한 염려가 대두된 것이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을 둘러싼 한·중 정부 간 불협화음까지 불거지면서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실제로 올 초 화장품 수출 금액에서 45%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는 등 염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1억910만달러였던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올 1월 7810만달러로 28.4%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는 6830만달러로 12.5% 줄었다.
하지만 3월 이후 상황은 급반전했다.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3월 한 달간 화장품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2% 증가한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단위로는 사상 최고치다. 같은 기간 홍콩, 일본 등을 포함한 전체 화장품 수출액도 3억2733만달러로 38.7% 늘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부동산 투자, 소비·생산자 물가, 수출입지표에서 잇달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 것도 중국 리스크를 낮춰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부진으로 한국 대형 화장품 업체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업체 수준으로 내려왔고 여기서 더 하락하면 성장성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을 증명해 시장 염려가 해소되면 대형 브랜드 업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업종의 1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3179억원이다. LG생활건강(207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 15일 이 같은 실적 호조를 반영해 아모레퍼시픽 목표 주가를 42만원에서 48만원으로 올린 것을 비롯해 아모레G(20만원→23만원), LG생활건강(110만원→122만원), 에이블씨앤씨(3만원→4만1000원) 등 4개사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같은 화장품 업종 내에서도 실적 차별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계열 브랜드숍 매출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중소업체들은 매출 부진에 매장 수 축소에 나서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뷰티' 열풍에 편승해 주력 업종을 화장품으로 바꾼 종목들은 주의해야 한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 건설, 통신 등 화장품과 관련성이 낮은 업종의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에 잇따라 신규 진출하고 있다"며 "사업 준비 기간과 전략을 갖고 진입하는 경우든 자금력만으로 진입하는 경우든 냉정히 말해 성공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