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여파로 국내 회사채 시장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어닝쇼크 사태 이후 경색됐던 회사채 시장은 올 들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한진해운 사태로 투자심리는 다시 위축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우량등급 하단인 AA-와 비우량등급 상단인 A+ 간 금리 차이는 0.55%포인트로 2010년 이후 최대치까지 벌어졌다. 박다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A-등급과 A+등급 간 금리 차이는 2014년 3월 이후 0.40%포인트 내외에서 큰 변동없이 유지되었으나 최근 급등하고 있다”며 “과거 우량 회사채와 비우량 회사채 금리가 큰 폭으로 벌어졌을 때를 살펴보면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법정관리 신청 등 굵직굵직한 악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용평가사들은 한진해운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시켰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채 선박금융 등 비협약채권 채무재조정이 이루어질 전망으로 한진해운이 발행한 무보증회사채 손상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원리금 상환 불확실성과 대주주인 대한항공 지원 가능성 배제 등을 감안해 신용등급을 B-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지난 2013년에는 A등급 2014~2015년에는 BBB등급이었으나 자율협약 신청 직후 부도 직전 등급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에는 A BBB 등급 회사채도 부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A등급 기업 가운데 44곳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올 들어서도 9곳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 회사채 시장 냉각의 주범이었던 구조조정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비우량 회사채를 헐값에 던지면서 금리는 급등했고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미매각 규모가 급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최근 금융위원회는 비우량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펀드 투자 활성화, A 등급 회사채 하이일드 펀드 편입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논의를 거쳐 상반기 중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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