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고양관광문화단지에서 나온 주상복합 ‘킨텍스 원시티’가 고양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최초로 1만명이 넘는 1순위 청약자를 모으고 1순위에 접수를 끝냈다. 특히 오피스텔은 계약 하루 만에 ‘완판’되자 한때 애물단지 취급받던 주상복합의 진면목이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특성상 교통과 상권 면에서 일반 아파트가 따라잡기 힘든 강점을 무기로 분양가보다 웃돈이 2억원 넘게 오른 곳도 적잖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사자료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촌으로 유명한 범어동 소재 ‘두산위브 더제니스’ 전용면적 129㎡ 14층은 지난 2월 당초 분양가보다 2억7780만원 더 비싼 9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6억9350만원에 분양했던 30층 전용 137㎡도 올초 9억3500만원에 팔려 웃돈이 2억4150만원에 달했다. 대구지하철 범어역 8·9·10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에다 사무실과 병원, 마트, 호텔 등이 밀집해 ‘대구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범어네거리를 낀 대구 랜드마크급 주상복합이라는 점 때문에 대구시 최고가 아파트임에도 손바뀜이 꾸준하다.
서울에서도 주상복합의 힘은 대단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자양동 주상복합인 ‘광진트라팰리스’ 전용 84㎡의 이달 평균 매매가는 7억2500만원. 이는 2003년 분양 당시보다 2억4946만원 더 오른 것이다. 같은 자양동에 비슷한 시기인 2006년 입주가 이뤄진 일반 아파트인 ‘광진 한화 꿈에그린’ 전용 84㎡ 매매가도 6억원까지 뛰었지만 오른 금액(2억20만원)만 놓고 보면 주상복합에 뒤진다.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주상복합은 지역 부동산 가격도 주도한다. 서울 용산구 대표 주상복합인 ‘용산 파크타워’와 ‘용산 시티파크’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2494만원과 2956만원으로 용산구 전체 평균(2292만원)보다 최고 664만원 더 비싸다.
2000년대 초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시작된 주상복합붐은 환기 문제 등 생활편의 면에서 떨어진다는 불만이 늘면서 이후 잠시 주춤해졌다. 하지만 이후 건설사들이 설계를 개선하고 고객들의 구미를 끌기 위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서면서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났고, 여기에 맞춰 공급도 활발해졌다.
역세권 같은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입지 특성상 주택을 고를 때 교통환경에 민감한 자산가들의 수요를 끌어모았다. 실제로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은행과 함께 금융자산 평균 20억원을 보유한 자산가 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주택선택 1순위 요소로 꼽힌 것은 교통환경(54.5%)이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은 “교통요지에는 백화점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도 함께 들어서는 만큼 주상복합이 들어선 곳은 지역 대표 번화가인 경우가 많다”며 “시세차익을 끌어올리는데 유리한 요소라 자산가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인기를 모으는데 맞춰 주상복합도 1000가구 넘는 대규모로 선보인 것도 주상복합 수요자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대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는 1494가구에 달하고 해운대 최고가 아파트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 역시 총 1631가구다. 동과 동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릿지에 용산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를 만든 ‘래미안 용산’, 국내 최초로 전 층에 중정형 테라스를 넣은 ‘킨텍스 원시티’처럼 수요자 취향에 맞춘 이색 설계를 도입한 곳도 있다.
올해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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