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해 단기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오후 1시 52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71.72포인트(3.61%) 내린 1914.99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브리메인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힘입어 14.84포인트(0.75%) 상승 출발했으나 개장 후 개표 결과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장중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날 코스피는 4개월 여만에 장중 19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지수는 최고 2001.55포인트에서 최저 1892.75을 오가면서 이날에만 무려 108.80포인트 움직였다.
앞서 BBC 등 현지 언론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이탈 지지표가 잔류 지지표를 웃도는 것이 확실시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89.79개표 결과 이탈 지지는 51.80로 잔류 지지의 48.20에 3.60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표 결과를 두고 다소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 우려 완화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투표 결과를 낙관한 바 있다.
이밖에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브렉시트 안건 부결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의 순항을 점쳤다.
하지만 영국민의 표심은 탈퇴로 쏠렸고, 이제는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브리메인 기대감에 상승한 바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 경우 당장 28일 있을 유럽연합(EU) 외교안보관련 정상회담에서 대책이 마련될 것이며,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 등 각국 중앙은행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 연구원은 “사실 영국과 우리나라는 실물경제 측면에서 직접 연관되는 비중이 낮아 실제 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영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내 지수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단기 부진에 빠지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지만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수의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고, 시가 총액 대비 이익 측면에서도 타 국가 대비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지수가 크게 밀려나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위험에 유로존 붕괴 우려가 더해질 것”이라면서 “지수가 단기 반등 시도 후 1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따라 캐머런 총리의 즉각 사퇴, 영국 내 정치적 분열 및 혼란 가중될 것”이라면서 “파운드화 가치의 폭락,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2분기 실적 시즌과 함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 연말 대선 이슈 등 투자심리를 위축할만 한 악재가 산재해 있어 불안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투표가 어떤 결과로 나오든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요소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173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46억원, 139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65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 넘게 내리고 있고 한국전력, 현대차, 현대모비스, NAVER, 아모레퍼시픽, 삼성물산, 삼성생명, 신한지주, 기아차 등도 2~4% 대 하락률을 보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단 17개 종목만이 오르고 있고 853개 종목은 떨어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 대비 31.94포인트(4.70%) 내린 647.58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장중 6% 넘게 급락해 오후 12시 50분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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