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 비밀수첩-93] 외국인들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새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보다 기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접어들면서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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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나주 본사사옥 |
글로벌 경기가 언제 본격적으로 회복될 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등으로 가시적인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한국전력 같은 기업이 외국인에게 인기가 좋다는 설명이다.
'손안에 든 새 한 마리는 풀숲에 있는 두 마리 새의 가치가 있다'라는 서양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한국전력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올해 들어 주가가 5만원에서 5만9400원으로 18.8% 올랐다.
기업이 새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지 아니면 기존 사업에서 이익이 발생해 과거에 조달했던 자금을 갚고 있는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올라와 있는 분기보고서 현금흐름표의 재무활동현금흐름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다.
재무활동은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혹은 사업 결과 창출된 수익을 배분하는 활동을 말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양수 값이면 차입이나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이 수익 배분액보다 많다는 뜻이고, 음수 값이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 않아 주주나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줬다는 의미다.
한국전력 재무활동현금흐름을 분기보고서에서 확인해보면 2014년 1조9852억원에서 작년 -5조2066억원으로 반전됐음을 알 수 있다.
똑같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위아와 만도에 대한 외국인 선호가 최근 엇갈리는 것도 자금 회수기 진입 여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만도의 외국인 비중은 9.72%포인트 증가했지만 현대위아는 2.55%포인트 감소했다. 만도는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양수에서 음수로 전환된 반면 현대위아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양수
하나금융투자는 한국전력과 만도 외에도 삼성전자 고려아연 에스원 풍산 등이 지난해부터 자금 회수기에 접어들었고 네이버 한솔케미칼 등은 올해 자금 회수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두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최근 주가 흐름이 좋은 종목이다.
[용환진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