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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욱 소장이 설계한 부산 마로인 사옥<사진=윤준환> |
부산을 대표하는 차세대 건축사인 그는 노련하게 시선을 통제해 색다른 공간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작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부산 태생 IT벤처 ‘마로인’사옥이 대표적이다. 지하 없는 4층 건물에 1층은 영업장으로 임대하고 2~3층은 사무실, 4층은 회사 대표의 사무실이다. 건물 앞에 위아래 뻥 뚫린 박스처럼 둘러싼 벽이 이채롭다. 수영로터리에서 광안리 해변가로 이어지는 대로변 낙후지역에 사옥을 짓다보니 주변이 어지러워 허공에 뜬 벽으로 막은 셈인데, 오히려 이 벽 때문에 머리 위 하늘로 시선이 가서 액자(frame)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야근이 잦은 직원들은 널직한 벽에 모니터 화면을 띄우고 야간 회의를 하거나 화려한 그래픽을 벽에 쏘아 색다른 파티 무대로 쓰는 등 200% 활용한다. 하얀 벽이 빛을 반사해 되레 자연채광을 강화해 주는 부수적 효과도 낸다.
새로운 도전은 구조기술사의 철저한 안전진단과 까다로운 시공을 거쳐 완성됐다. 오 소장이 출근 전 현장부터 들르는 습관이 생긴 것도 더욱 완벽에 가까운 해법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오 소장은 “부산 특유의 경사지 구조와 해양성 기후, 강한 햇살 등 제약 속에서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속에서 좋은 쪽으로 시선을 끌어 사람들이 공간을 음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료비를 아끼려 흰색 건물을 많이 지었는데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부산에 어울리고 오 소장의 개성이 됐다. 그는 안정적인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창업해 이력도 독특하다. 창업초 부산외국어대 마스터플랜에 당선되는 등 저력을 발휘했고, 지난해
[부산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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