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동치는 증시 / 삼성전자, 두 달 만에 150만원 붕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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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2만7400여 주)과 5일(2만3800여 주) 순매수하며 삼성전자의 리콜 결정에 신뢰를 보냈던 외국인들은 급락세를 이끌었다.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에서는 최근 2거래일 동안 7만여 주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전량 리콜 후 신제품 교체로 마무리될 듯했던 갤노트7 배터리 폭발 이슈는 사용 중지 권고 움직임이 각국 정부기관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사용 중지 권고는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과 소비자안전위원회, 유럽 항공안전청, 일본 국토교통성 등 국가기관에서 글로벌 항공사들까지 확대됐다.
사용 중지 확산 흐름이 불러올 1차 손실은 신제품 교환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하락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0여 개 증권사가 제시한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리콜 전 8조2326억원에서 리콜 후 7조8224억원으로 수정됐다. 실적 감소분이 50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던 이유는 리콜 비용을 전량 폐기 후 재생산이 아닌 수리 후 정상판매 방식으로 추산했기 때문이다. 100만대 중 불량 배터리 탑재 제품은 극히 일부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던 것. 업계에서는 수리 후 정상 판매 비용을 4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전량 폐기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손실 추산이 커지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2배 안팎으로 크게 늘어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갤노트7 판매 원가를 대당 500~550달러로 계산할 때 출하 물량 250만대의 리콜 비용은 13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완제품 재고와 배터리 부품 재고에 대한 재조립 및 폐기 비용이 약 1억5000만~3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총 리콜 비용은 14억2000만~17억5000만달러(약 1조9400억원)까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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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신뢰도 하락으로 예상되는 판매량 감소도 불안 요소다. 특히 최대 판매처인 북미 시장 내 정부기관들의 적극적인 사용 중지 권고로 경쟁사 애플을 염두에 둔 스마트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판매사 입장에서 사용 중지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것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갤노트7 판매량이 1200만대에서 리콜 및 사용 중지 권고 이후 900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악재에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애플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제품 출시 호재까지 겹치며 상승세가 기대됐으나 신제품 아이폰7에 대한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에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2.8% 하락한 105.5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9일에도 2.3% 하락하며 103.1달러까지 빠졌다. 애플은 신제품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출시 첫 주 판매량을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7이 혁신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갤노트7의 대체재가 될 것이란 인식이 약해졌다"며 "오히려 갤노트7에 비해 스펙에서 밀리지 않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쪽으로 수요가 일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