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지난 1일 문을 연 파르나스타워 오피스 빌딩. [사진 제공 = 교보리얼코]
지난달 1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오피스 빌딩. 지상 38층, 연면적만 10만4216㎡(약 3만1573평)에 달하는 매머드급 빌딩이다. 내부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미 입주했거나 최종 임차계약을 앞둔 곳까지 합친 이 빌딩의 예상 임대율은 40%에 육박한다. 업계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실적이다.
기업경기 침체에 주춤해진 오피스 임차시장 분위기에도 연면적 약 6만6115㎡(2만평)가 넘는 유력 입지의 초대형 빌딩과 저렴한 월세로 빌려 쓰는 공유 오피스 빌딩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7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파르나스타워에는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와 글로벌 공유 사무실 서비스 업체인 CEO스위트, GS리테일 등이 입점을 결정하고 빌딩 오픈에 앞선 지난 6월부터 줄줄이 임차계약을 맺었다.
3.3㎡당 월 임대료만 최고 14만원까지 치솟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 발길이 모이는 이유로 이범석 교보리얼코 LM(임대관리)팀 과장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도심공항터미널 바로 옆이라는 입지적 장점, 삼성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급 빌딩이라는 상징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기존 강남 랜드마크 빌딩들도 '빈 사무실' 무풍지대다. 강남 교보타워와 NC타워는 현재 공실이 단 한 곳도 없고 역삼동 메리츠타워, 카이트타워도 5% 아래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모두 교통, 상권, 업무용이성 등에서 핵심 입지를 끼고 있는 데다 전문 임대관리회사가 임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3.3㎡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랜드마크 빌딩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든 스타트업들은 공유 오피스를 찾는다. 여기에 맞춰 지난 8월 강남대로에 국내 1호점을 연 미국 유명 오피스 서비스 기업 위워크(WeWork)가 내년 상반기 2호점 오픈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토종기업 패스트파이브 역시 9호선 신논현역과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연말까지 5·6호점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월 40만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입주기업끼리의 인맥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으로 벤처기업과 대기업 태스크포스(TF)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낀 오피스 빌딩 분위기는 어둡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강남권 전체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7.48%인데 3만3057㎡(1만평) 아래는 9.5%대이다. 주택시장에서 수도권 알짜 입지 아파트만 잘 되고 지방은 불황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양극화 현상이 오피스 임차시장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