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올해 평균 1%대 낮은 수익률로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같은 ‘행동주의(액티비스트) 헤지펀드들은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9일 글로벌 헤지펀드 전문 평가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지난 8월말 기준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8.8%로 주요 10개 헤지펀드 전략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이후 수익률도 5.7%로 이벤트드리븐 전략(7.1%)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3%에 불과하다. 미국 주식시장이 올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기준 5% 이상 오르면서 강세장을 펼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성과다. 올 들어 지난 7월말까지 헤지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559억달러(약 62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만에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시장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유독 좋은 성과를 유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주식을 가진 기업들에 대해 다른 어느 기관투자가보다도 적극적으로 배당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등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최근 삼성전자에 30조원 규모의 배당 등을 요구하면서 작년에 이어 또다시 등장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에 목말라 하는 기관투자가 자금을 몰리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급성장하는 추세”라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낮고 기업지배구조에 약점이 있는 대기업들에 대한 입김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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