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한국 여행을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굳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떨어진 주가에 다시 한 번 악재가 덮쳤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저품질 저가 해외 패키지 여행 근절’을 위해 중국 내 대형 여행사에 한국으로 가는 여행객을 전년 대비 20% 줄이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패키지 쇼핑도 일 1회로 제한하고, 위반 시에는 약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여행 종목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면세점 관련 종목이다. 중국인 방문객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 사업이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해석이 반영됐다. 호텔신라는 전날 6.94%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60% 내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1.48% 떨어지며 2거래일째 내림세였다.
그외 파라다이스는 전일에 이어 1.13% 떨어졌다.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 등 화장품 종목도 반등에 실패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반등했지만 전일 낙폭을 모두 회복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를 ‘사드 배치’의 여파로 해석했다. 정치적 이슈에서 파생된 정책이 소비 시장 규제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여행 제한 권고는 중국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강의 강제 조치”라며 “여행제한 권고가 지속되면 중국 인바운드 방문객 수요는 정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중국 소비 시장의 성장을 감안할 때, 중국 소비 종목의 중장기적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 여부와 시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태를 유지할 경우, 이들 종목은 실적을 끌어올릴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 규제 관련 보도로 중국 소비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했다”며 “앞으로 3개월 간 중국의 정책 영향력과 범위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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