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위 'BBK 땅'으로 불렸던 매봉역 인근 고급 빌라 주변이 최근 시끄럽다. 롯데가 매봉역 바로 앞에 신축하는 빌딩에 롯데시네마를 들여오기로 하면서다.
통상 영화관 등 생활편의시설은 오히려 최근 생기는 신도시나 뉴타운 등에선 집값 상승에 도움이 된다며 반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 사정은 다르다. 매봉역 1·2번 출구 뒤쪽에 위치한 포스코트, 힐데스하임, 울트라멤버스아파트, 현대힐스테이트빌라 등은 대형으로만 구성된 초고가 고급 빌라와 아파트들이다. 영화관 용지 바로 뒤쪽 포스코트는 가장 작은 것이 240㎡(약 70평)이고, 20억원을 훌쩍 넘는다. 최순실 씨 언니인 최순득 씨가 사는 것으로 알려진 힐데스하임은 면적 400㎡에 시세가 35억원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 상당수는 그 무엇보다 '프라이버시'와 조용한 주거환경을 중시한다. 유동인구를 급격하게 늘릴 수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설립을 반기지 않는 이유다. 포스코트의 경우 영화관이 들어서면 일부 가구의 조망권을 차단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강남구청으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대형 현수막까지 걸며 롯데와 시행사를 압박 중이다. 시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이런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몰리는 상업시설을 극도로 싫어한다"면서 "포스코트 등 인근에 웬만한 규모의 마트 하나 없이 편의점이나 동네슈퍼만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