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시는 14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중구 소공동 112-9 일대에 부영호텔(조감도)을 건립하는 '북창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소공동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부영은 서울 시내에서 두 번째로 객실 규모가 큰 5성급 호텔을 보유하게 됐다. 객실이 가장 많은 곳은 역시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1000실)이다.
1년 넘게 갈등을 빚어왔던 호텔 예정지의 근현대 건축물 보존 및 복원 부분에 대해선 7개 건물 중 일제강점기에 조선토지경영주식회사 건물로 쓰였던 한일빌딩 1개 건물만 외벽을 보존하고, 나머지 4개 건물은 철거한 후 복원·신축하기로 했다. 보존가치가 작다고 판단되는 2개 건물은 철거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부끄러운 역사로 치부돼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돼온 대한제국 역사 재평가 시 소공로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역사의 현장"이라며 "소공로가 안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현재의 가로경관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번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지나치게 좁은 보행로 문제는 건물 1층 도로변 일부를 필로티 형태로 만들어 해결한다. 필로티란 건물 1층을 막지 않고 기둥으로 띄워 개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행로 폭은 현재 1.5m에서 6m로 늘어나게 된다. 부영은 당초 이 건물의 안전진단 등급이 D등급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필로티 구조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으나 건물 5개 중 1개만 외벽을 보존하고 나머지는 철거 후 복원·신축하기 때문에 이런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호텔 본관이 들어서는 곳에 있던 '대관정터'도 보존한다. 대관정터는 대한제국 선포 이듬해부터 황실에서 영빈관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작년 9월 문화재청은 이 터의 복원과 전시관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부영은 호텔 2층에 전시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대주택사업으로 다량의 현금을 확보하며 몸집을 키워온 부영은 이번 소공동 호텔 신축을 통해 사업영역을 한층 더 확장하게 됐다. 이미 부영은 제주도에 '부영호텔&리조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서울 시내에 호텔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영은 남대문에 위치한 삼성생명 빌딩을 사들인 데 이어 최근 포스코건설의 송도 본사 건물을 3000억원에 매입했다. 또 성동구 성수동에 지하 8층~지상 47층 1107실 규모의 5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선언하는 등 연일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부영이 호텔을 짓는 소공동 인근에는 신세계의 '웨스틴 조선호텔'과 한화호텔&리조트의 '더플라자' 등
다만 부영이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내 지으려던 5곳의 대규모 호텔 건축 심사는 반려됐다. 제주도는 "부영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변경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호텔건축안을 돌려보냈다.
[박인혜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