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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도로변에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에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의 플래카드가 각각 걸려 있다. [이윤식 기자] |
작년 10월 서울시가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을 발표한 지 3개월이 넘었고, 지난해 11월 말 주민설명회에서 구가 확보한 예산으로 추진위를 설립하기로 한 지도 2개월이 다 돼가는 데 반해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추진위를 구성하려면 주민 50%가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단지에서도 찬성률 50%를 넘기지 못했다. 한양 1차아파트가 그나마 호응이 제일 높아 40%대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평균 34%대"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을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압구정 주민들이 추진위 설립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한 블록으로 묶인 미성 1차아파트와 미성 2차아파트는 셈법이 다르다. 1차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이미 안전진단까지 마친 반면 2차는 아직 재건축 기한도 못 채웠다. 1차 주민들은 단독재건축을 원한다는 뜻을 서울시에 전달해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전망이다. 미성2차와 묶여 추진위 설립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구현대아파트는 내부 싸움이 치열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신영세 압구정 구현대 주민소통협의회 기획의원은 "최대 쟁점 사항인 층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지구단위계획 자체가 35층으로 열람 공고돼 있는 상태에서 추진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뽑는 것에 반대한다. 50층으로 확정고시를 한 후 사업 추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층수 제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받아 추진위를 구성하면 서울시의 '최고 35층' 방침을 받아들이는 사인이 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구현대의 재건축 준비조직인 올바른재건축준비위원회는 추진위 구성에 찬성한다. 윤광언 위원장은 "구현대 4000여 가구 중 추진위 찬성 의견을 받은 곳이 1260가구이고, 앞으로 (50%를 채우는) 800가구에서 충분히 동의받을 수 있다"면서 "층수 제한 문제는 추진위 설립과 무관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선을 그었다.
한양아파트 사정도 복잡하다. 7차는 이미 추진위 단계를 넘어 조합까지 설립돼 있어 현재의 추진위 설립 움직임과 별개다. 대형 면적으로만 구성된 8차는 역시 지구단위계획상으로 묶인 블록 재건축이 아닌 별도 재건축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나마 1차는 호응이 좋아 40%대 찬성을 기록했다. 강남구청 관
[박인혜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