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상장폐지가 가시화된 가운데 연초 이후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한진해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상장폐지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만 투자금을 날리게 된 셈이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이후 전날까지 한달여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한진해운 주식을 각각 32만5007주, 185만430주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217만5437주의 한진해운 주식을 순매수한 것이다.
일별 종가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기관은 한달여간 2억1300만원어치를, 외국인은 22억6200만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고스란히 소화한 것이다.
이 기간 한진해운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3일 대한해운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진해운 주요 자산 인수건이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기사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4일 한진해운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 주체가 대한해운에서 SM상선으로 바뀐 것일 뿐이었지만 한번 불 붙은 주가는 진정되지 않았다. 1월 3일 370원이던 주가는 16일 장중 1670원까지 뛰었다.
이 기간 한국거래소는 한진해운을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으로 잇따라 지정하고 11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이후 한진해운 주가는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전날에는 780원으로 고가 대비 반토막이 났다. 한달여 동안 주가가 4배 이상 오르고 다시 반토막이 나는 과정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 반면 개인들만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한진해운 주식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전날부터 거래정지 상태다. 한진해운은 곧바로 정리매매에 들어갈 전망이다.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3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7거래일간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오는 17일 법원의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한진해운의 거래 정지가 이달 22일까지 계속되다가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정리매매가 진행되면 한진해운의 주식은 휴짓조각이나 마찬가지다. 회사의 경영이 유지된 상태에서 비상장사 지위로 돌아가는 다른 상장폐지의 사례와 달리 한진해운은 회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순위인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자금도 부족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까지 나눠줄 잔여재산이 있을리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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