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두번에 걸쳐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징검다리 연휴를 잘 활용하면 5월초와 10월초, 일주일 넘게 시간을 뺄 수 있는 시간이 나온다. 항공권 가격이 오르기 전 미리부터 여행 일정을 예약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부진했던 여행주 주가도 오를 수 있을까.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행 관련 기업은 올해 전년 대비 큰폭의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휴 증가에 따른 상품 판매 증대 효과는 물론 부진했던 지난해 대비 숫자가 좋아지는 기저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2015년 44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0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업황이 좋았던 2015년 여름 한 때 주당 17만 8500원으로 고점 찍었던 주가가 지난 1월 주당 6만2800원으로 60%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반등의 기미가 뚜렷하다. 6만원대 초반에서 저점을 확인한 주가가 시나브로 올라 지난 17일은 주당 8만원에 마감했다. 올해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와 업황 반전을 예견한 투자자들이 선취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하나투어가 약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부진 여파에서 무난히 탈피할 수 있을거란 긍정적인 전망이다.
본업 성장세와 함께 면세점 사업에서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거란 예측이 나와서다. 하나투어가 지난해 초 야심차게 시작한 면세점 사업은 한해 동안 적자만 270억원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와 연계하는 식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올해는 의미있는 적자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면세점 부진이 주가 상승 발목을 잡았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2위인 모두투어는 내심 올해 최대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모두투어 영업이익은 2015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201억원으로 완만한 성장을 했다. 올해는 250억~260억원 안팎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여행업 호황 수혜를 누릴 수 있는데다 실적을 갉아먹을만한 다른 변수가 많지 않아서다. 모두투어 주가는 지난 17일 주당 3만2450원에 마감해 올초(주당 2만8000원선) 대비 10% 넘게 올랐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여행부분에서 올려 사실상 여행주로 분류되는 인터파크 역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2015년 147억원을 기록한 인터파크 여행부분 영업이익은 지난해 2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체크인나우'에 대대적인 광고비를 쓰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안정을 찾은 올해는 여행부분 영업이익이 다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적자 늪에 빠진 도서 부문과 쇼핑 부문에서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연말 예상 실적 기준으로 이들 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은 모두투어가 18~19배, 하나투어는 20배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업종 평균(22배선)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여행 부문 외 적자로 인한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인터파크는 30배 안팎으로 다소 높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