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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드 사태와 '닮은꼴'인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일본 닛케이지수가 하락했다는 점을 반영해 국내 주식시장도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작년 하반기 이후 사드 악재가 관련 종목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기업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변수가 단기 악재로 그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전날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집중 순매수(3208억원)에 힘입어 21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24포인트(1.1%) 하락한 2078.75를 기록해 2080선까지 무너졌다. 이날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8포인트(1.3%) 하락한 600.73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중국에서 롯데,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전방위 제재가 쏟아지자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급락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8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날 318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200선물도 7449계약이나 순매도하며 향후 하락 시장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정치 변수가 기업 악재로 작용해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서고 해당 기업의 예상 실적 감소로 이어진 사례로는 2012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 분쟁이 꼽힌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센카쿠열도 영유권 문제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 관광객 제한과 같은 조치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센카쿠 사태 당시 닛케이지수를 분석한 결과 일본이 센카쿠열도 국유화 선언을 한 2012년 9월 14일 이후 한 달 만인 10월 12일까지 닛케이지수는 6.8%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도요타의 중국 자동차 수출은 80%나 감소했고 일본행 비행기는 5만석 이상 취소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 자동차업종지수는 9%나 급락했다. 권재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시 도요타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자동차 업종 주식의 상대적 하락폭이 컸다"며 "양국이 강경 태세로 대응하면서 센카쿠 이슈가 그해 9월 닛케이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시 센카쿠 사태로 인한 주식시장 충격을 국내로 적용하면 화장품·문화예술(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의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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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업종인 파라다이스와 GKL 주가도 각각 13.3%, 8% 내렸다. 여행주인 하나투어도 5.3% 떨어진 7만8800원으로 떨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4% 이상 급락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도 전날 대비 4.4%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센카쿠열도 분쟁 때 도요타가 판매량 급감으로 주가가 흔들린 전철을 현대차가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 주식의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28일 롯데의 사드 용지 체결 이후 3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은 무려 3조1800억원 증발했다. 3일 하루 동안만 2조1300억원이 사라졌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 가운데 48%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한국 방문을 꺼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종 주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면세점과 화장품 업종의 타격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종의 경우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업황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의존도는 약 79%다. 투자심리가 식으면서 자본시장 활기도 떨어지고 있다. 한 중국 사모펀드(PEF) 대표는 "사드 이슈가 불거지면서 중국 당국이 한국 옥죄기에 들어간 이상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올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비롯한 인수·합병 등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센카쿠 사례를 보면 관련 이슈가 수그러들면 곧바로 주식시장이 턴어라운드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2년 센카쿠 분쟁 때도 같은 해 12월 일본 다이와연구소가 "센카쿠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 모두 경제적 불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면서 이후 양국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건이 급격하게 줄었다. 닛케이지수는 사태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정 종목이 사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별 종목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시간을 두고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사드로 인해 투자심리가 불안하면 오히려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전략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일호 기자 / 김대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