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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원금을 손해 보는 상황이 벌어져도 꼬박꼬박 수수료를 떼어가는 바람에 수수료 착취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고객 불만을 반영해 수익률이 목표치보다 낮으면 수수료를 인하해주는 금융상품이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KB국민은행은 7일 고객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수수료 구조는 6개월 내 실제 투자수익률이 목표수익률 3%에 도달하면 1%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하지만 목표수익률에 못 미치면 수수료를 절반 수준인 0.5%로 인하해주는 상품이다.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최초의 신탁상품이다. KB국민은행의 ETF 신탁상품은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수익률이 6개월 안에 목표수익률 3%에 도달하면 자동 환매된다.
KB국민은행 신탁운용부 관계자는 "신탁상품은 고객과 은행 간 일대일 계약상품이라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고 수수료를 산정할 수 있다"며 "이번에 출시한 ETF 신탁상품은 고객의 투자 성과와 은행이 받는 수수료 수준을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고객 수수료 부담을 줄인 상품으로 고객 반응이 좋으면 계속해서 수수료 차등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신탁상품은 통상 상품 특성에 따라 연 0.3~1% 수준의 신탁수수료를 매겨 왔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상품은 저렴한 수수료율을,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의 ETF 신탁상품은 사전에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실제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수수료 차등 적용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사는 국내 첫 성과보수형 공모펀드인 '삼성글로벌ETF로테이션' 펀드(가칭)와 '삼성유럽가치배당' 펀드(가칭)를 이르면 이달 말께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상품의 연 목표수익률은 5%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연간 운용수수료 0.5%를 적용하고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기본 운용수수료 0.2%만 떼는 구조다. 다만 초과수익률(약 10%)을 달성하면 추가로 성과보수를 떼어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성과보수 도입을 추진해왔다. 투자자에게 돈을 벌어주는 펀드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돈을 까먹는 펀드엔 저렴한 수수료를 매기는 게 골
현재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 공모펀드 성과보수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법안이 정비되면 삼성자산운용은 바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통해 판매사가 펀드 특성에 따라 판매수수료·보수를 차별화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