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한 핀테크업체 한국금융플랫폼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법원에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회생법원은 지난 16일 "채무자의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높다"며 한국금융플랫폼에 회생절차 폐지명령을 내렸다. 회생절차 폐지명령은 회생기업이 재기가능성이 거의 없을 때 재판부가 내리는 명령으로 '기업 사망선고'에 해당한다.
한국금융플랫폼의 현재 자산은 17억원이지만 부채가 37억원에 달해 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플랫폼은 보유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한국금융플랫폼은 핀테크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6년 개인에게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머니옥션'과 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오퍼튠'을 개설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설립 당시 크라우드 펀딩 관련 법규가 정비돼 있지 않은 탓에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형태의 '채권형 크라우드 펀딩' 중심으로 그동안 머니옥션과 오퍼튠을 운영해 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직후 국내 1호 크라우드펀딩 업체가 경영난에 처했다는 상징성 때
한 크라우드펀딩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당국이 크라우드 펀딩을 차기 유망업종으로 지원하면서 경쟁업체가 난립하는 바람에 일부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에서 더 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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