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 잔혹사 결정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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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연이틀 최고치라지만… 코스피가 2300대에 근접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의 한 딜러가 전광판 앞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랠리에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0%(51.52포인트) 오른 2292.76으로 장을 마감해 2거래일 연속 사상 |
세계 주식시장의 동반 상승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23일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 투표가 끝난 직후다. 국내 증시에 북핵 리스크 부담이 있기는 했지만 세계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투입된 코스피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부터 8일까지 단 하루(4월 28일)를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높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를 쏟아내면서 정반대로 대응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24일 코스피를 매수해 8일 현재까지 보유 중이라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4% 이상 수익을 낸 셈이다. 반면 개인은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펀드 투자자도 투자 시점을 못 잡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년간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단련된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지수가 조금만 오르면 환매로 일관했다. 특히 코스피 2100을 고점으로 계산한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100을 넘자 환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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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서 시가총액 22%를 차지하는 초대형주 삼성전자가 이번 랠리를 주도했다는 점도 개미들을 더 울리고 있다. 코스닥이나 중소형주·가치주 펀드 위주로 투자해왔던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랠리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끈 주역은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전기전자 업종과 업종 대표주이자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하지만 2011년에는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98%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두 배인 20% 이상이다.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면 상승장을 즐길 수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승장을 즐길 수 없는 노릇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한다고 해도 코스닥지수는 여전히 고점 대비 23% 이상 갈 길이 멀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대형주 장세에서 뒤늦게 주식투자에 나섰지만 여전히 낙폭과대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에 나선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 특히 코스피를 놓친 것도 개미들에게는 뼈아프다. 최근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코스피 박스권을 내다보면서 투자자들에게 해외 유망주를 추천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해외보다 더 높았다. 가령 연초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 추천이 많았던 미국 애플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면 연초 대비 12% 정도가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를 샀다면 30% 수익률을 거뒀을 정도다. 심지어 올해 들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값이 8%가량 상승해 환차손도 있다. 코스피 대신 나스닥을 택한 투자자들은 두 번의 기회를 잃은 셈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예경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