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첫날 코스피가 변동성 큰 장세를 펼치다 급락세로 마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랠리 기대감과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64포인트(0.99%) 내린 2270.1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34 포인트 오른 2294.10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우호적인 수급에 힘입어 개장 후 약 7분만에 2300포인트를 돌파했고 2323.22까지 올라 사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급등세를 보이던 지수는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에 점차 상승폭을 좁히다 오전 11시 30분경 하락으로 전환했고 한때 226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날 진행된 대선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증권가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 스탠스가 재정확대를 수반한 큰 정부, 구조적 변화와 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증시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경제의 틀을 순식간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출 일변도의 산업구조, 기업과 가계의 불균형 등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변화를 선택할 것이란 기대가 주식시장의 상승랠리를 강화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정책모멘텀을 적극적으로 사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통계적으로 대통령 취임 직후 증시는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부진했고, 글로벌 전반적으로 선거 이후 주식시장은 시차를 두고 상승세를 보여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연초 이후 국내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단기랠리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선진 주요국 증시가 2014년 이후 평균 수익률이 약 2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고 그 갭을 축소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는다면 코스피는 아직 10% 가량의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통상압력, 중국의 사드제재, 저유가 환경 지속, 불안정한 환율 등 불안요소가 여전하지만 이 불안요소가 순차적으로 제거되는 시나리오를 대입할 경우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북한의 핵실험 의지 표명 보도가 나온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지만 장 막판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다우지수, S&P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는 최일 영국주재 북한대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6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업종별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IT주의 약세로 전기전자가 2% 급락했고 증권업종도 2%대 하락했다. 반면 음식료품, 비금속광물, 기계는 1% 안팎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107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390억원, 994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45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02%, 2.28% 하락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포함해 343개 종목이 상승했고 447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71포인트(0.11%) 내린 642.68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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