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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서 다가구주택을 상가주택으로 개조 중인 서울 마포구 연남동 골목. [김인오 기자] |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꼬마빌딩'에 대한 자산가들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그동안 홀대받던 좁은 골목길 반지하를 낀 다가구주택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골목길 다가구주택은 차량 진입이 쉽지 않고 주차공간이 없어 주거지로는 제값을 받지 못했다. 특히 반지하 건물은 실내로 햇빛이 잘 안 들어 동일 규모 다른 건물보다 가격이 낮았다. 홀대받던 골목길 반지하 다가구 건물이 애물단지에서 효자 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가장 크다. 브랜드 업소들이 입점한 대형 쇼핑몰과 달리 카페, 레스토랑, 주점 등 소형 부티크 업소들이 들어찬 골목 상권의 매력이 젊은 층으로부터 재조명받으며 골목길 반지하 다가구주택이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태원 회나무로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층 임대료가 가장 비싸지만 2층이나 3층보다는 반지하층을 임대하려는 업주가 많다"며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젊은 층은 반지하 주점에서 색다른 '맛'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담동 등 강남 상권과 달리 이들 골목 상권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골목골목 독특한 맛집을 휴대폰을 들고 찾아가는 탐험의 재미를 선사한다. 연남동 태국음식점인 '툭툭누들타이' 회나무로 '장진우 식당' 이태원 '부자피자' 등 스타 음식점들이 고객을 끄는 '자석(People Magnet)'처럼 상권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보다 현실적 이유도 작용한다. 투자가 비교적 용이하고 매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다세대주택과 달리 다가구주택은 주인이 한 명이어서 건물 매수자가 선호한다. 또 단독주택은 신축을 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3~4층 규모 다가구 건물은 1억~2억원대 리모델링 비용으로 상가건물 전환이 쉽다.
신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골목길 다가구주택을 구매해 상가건물로 리모델링해 임대하려는 투자자가 많다"며 "반지하부터 지상 1~3층을 상가로 개조하면 예전 다가구 건물이 주던 낡은 이미지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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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2종 주거지역은 대지면적 기준 3.3㎡당 6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골목상권치고는 높은 편이나 신사역 주변의 절반 값이다. 이태원 상권도 이태원역 주변은 3.3㎡당 1억5000만원이지만 이면도로 상권은 8000만원, 경리단길 이면도로는 5000만~8000만원 선으로 떨어진다.
연남동도 연트럴파크 인근 대로변이 3.3㎡당 1억원이나 '동진시장'과 연트럴파크 사이 2종 주거지역은 3.3㎡당 5000만~7000만원, 이보다 주거지 쪽으로 들어간 툭툭누들타이 인근도 3.3㎡당 4000만~5000만원대까지 올라섰다.
연남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독이나 다가구는 3.3㎡당 3500만~4000만원 선인 데 반해 상가건물은 같은 면적이라도 3.3㎡당 50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다"며 "땅 면적이 150~300
하지만 최근 1~2년 새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 탓에 실제 거래는 주춤한 편이다. 매수를 위해 대기하는 투자자는 많지만 거래가 성사되기엔 건물주들이 기대하는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경리단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익률이 4% 이상 나오는 건물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