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현대차 3형제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새 정부 재벌개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법을 집행할 때 (삼성·현대차 등) 4대 그룹 사안은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제 순환출자가 재벌 경영권 승계에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뿐"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재벌개혁안으로 인한 지주사 요건 강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금산분리, 순환출자 해소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주 지지 및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효율화, 주주환원책,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윤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80% 수준인 현금 28조원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환원 강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순환출자를 끊기 위해서는 기아차 보유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처분해 오너 일가 등 대주주가 되사가는 것이 가장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4조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단시간에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3형제를 각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차홀딩스(가칭)를 출범시키는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달 롯데그룹 4개사가 택했던 방식과 동일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보유한 자사주가 적기 때문에 기업분할 합병 등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한 곳에 몰아줘야 지배구조 개편이 신속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사주 지분율이 6.00%에 그치며,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각각 2.72%, 1.09%에 불과하다.
반면 합병 현대차홀딩스는 현대차(지분율 26.78%)를 비롯해 기아차(34.97%) 현대제철(24.14%) 현대캐피탈(79.78%) HMC투자증권(49.38%)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모두 갖게 돼 명실상부한 지주사 형태를 띤다. 현대차홀딩스 출범 이후 오너 일가는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9%를 현대차홀딩스와 지분스왑 형식으로 교환해 그룹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차 사업회사를 국내 사업부문과 해외 사업부문으로 분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홀딩스 출범 외에 기존 유력 지주사 시나리오인 현대모비스 지주사 전환 방안도 대안으로 올려두고 장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현대모비스홀딩스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 경우 오너 일가는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홀딩스 지분을 사들이고 현대모비스 사업회사는 현대모비스홀딩스가 매입하게 된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현대모비스홀딩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3형제는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책도 병행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대주주 지분율은 28.23%이며 기아차는 35.62%, 현대모비스는 30.17%에 그치고 있다. 기업 분할 합병 과정에서 주주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주주친화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향후 남은 과제는 금산분리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금융사 보유를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